K-MRI 개발 연구·기술 충분하다 

K-MRI 개발 연구·기술 충분하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11.11 11:1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RI 산업화 정부 정책과제 지원·민간기업 지속 투자 관건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 11월 8∼9일 워커힐서 MRI 국제학술대회
수의영상의학연구회·의료인공지능학회 합동강연…일본·중국 자기공명의과학회 협력

8일 열린 제12회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ICMRI2024) 국제학술대회 및 제29차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임원들. 왼쪽부터 최상일 총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 최진영 기획이사(신촌세브란스병원), 오석훈 국제협력이사(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김대홍 홍보회원관리이사(국립암센터), 이정희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장(삼성서울병원), 이상훈 차기회장(서울아산병원), 문원진 학술이사(<span class='searchWord'>건국대</span>병원), 조형준 학술이사(UNIST), 이희중 법제보험이사(경북대병원). ⓒ의협신문
8일 열린 제12회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ICMRI2024) 국제학술대회 및 제29차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임원들. 왼쪽부터 최상일 총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 최진영 기획이사(신촌세브란스병원), 오석훈 국제협력이사(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김대홍 홍보회원관리이사(국립암센터), 이정희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장(삼성서울병원), 이상훈 차기회장(서울아산병원), 문원진 학술이사(건국대병원), 조형준 학술이사(UNIST), 이희중 법제보험이사(경북대병원). ⓒ의협신문

"자기공명영상장치(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학술적인 성취는 높은 수준이지만 애석하게 국산 제품이 없습니다. 장비가 고장나면 외국에서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까닭에 몇 달씩 멈춰야 합니다."

이정희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장(삼성서울병원)은 8일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제12회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ICMRI2024) 국제학술대회 및 제29차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국산 MRI 1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MRI는 자기장 내에 위치시킨 인체에 라디오파를 전사해서, 반향되는 자기장을 측정해 영상을 얻는 진단 검사 장비. X선 촬영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고는 달리 비전리 방사선(라디오 주파수 전자파)과 자기장을 이용하므로 인체에는 거의 해가 없으며, 연부조직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뇌경색, 뇌위축, 퇴행성 질환, 치매, 뇌동맥류, 뇌혈관 협착, 모야모야병, 뇌혈관기형 등을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

MRI는 첨단 기술력과 거대 자본이 필요해 미국, 네덜란드, 독일, 일본, 중국 등 몇몇 국가만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정희 회장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인력은 충분하다"면서 "인력과 기술을 한 데로 모을 수 있는 국가적인 과제 지원과 유관학회가 협력하고, 민간기업이 지속해서 투자하면 국산 MRI 개발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우리나라보다 면적 작고, 인구도 적지만 40년 전에 대학원생들이 MRI 개발을 시작하자 국가에서 전폭 지원했다. 졸업 논문에 들어간 기술이 필립스 MRI 개발 기술의 근간이 됐다"고 귀띔한 이정희 회장은 "우리나라에 MRI 개발에 필요한 전공자들은 충분히 있지만 개발을 안 하니 모래알과 같이 다들 흩어져 있다. 자기공명영의과학회는 MRI 의사(MD)와 공학자(PhD)가 만나는 장이다. 연구력과 기술력은 이미 충분하다"고 밝혔다.

"의료기기 시장에서 의료영상 진단장비 분야가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히 큰 산업"이라고 설명한 이정희 회장은 "정부도 대형 연구과제를 통해 MRI 연구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석훈 국제협력이사(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는 "중국도 전 세계 MRI 과학자와 개발자 400명을 모으고 대규모 연구와 생산 시설을 통해 짧은 기간에 MRI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면서 "중국 유나이티드 이미징(UNITED IMAGING)이 짧은 시간에  MRI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 정부의 의료 굴기(崛起) 정책으로 어마어마하게 지원하고, 내수 시장에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석훈 이사는 "MRI를 생산하는 미국 GE헬스케어, 네덜란드 필립스, 독일 지멘스 등은 약 30년 이상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사용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성장해 왔다. 사용자와의 신뢰는 5년 안에 절대로 쌓을 수 없다. 자본력만으로 해결하려면 지구력이 떨어진다"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시간을 MRI 개발의 열쇠로 꼽았다.

이정희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장(삼성서울병원)이 국산 MRI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기공명의과학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상훈 차기회장(서울아산병원), 문원진 학술이사(<span class='searchWord'>건국대</span>병원), 조형준 학술이사(UNIST), 이희중 법제보험이사(경북대병원). ⓒ의협신문
이정희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장(삼성서울병원)이 국산 MRI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기공명의과학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상훈 차기회장(서울아산병원), 문원진 학술이사(건국대병원), 조형준 학술이사(UNIST), 이희중 법제보험이사(경북대병원). ⓒ의협신문

MRI 국산화와 함께 전국적으로 2000여대가 넘는 장비의 노후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정희 회장은 "MRI는 10년 주기로 계속 업그레이드하거나 바꿔야 한다. MRI 장비의 약 45%가 10년 이상인 노후 장비다. 고장 난 부품을 공수해 오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유지 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다"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MRI를 개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자기공명의과학회는 MRI의 안전관리체계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MRI영상 품질과 안전관리 교육 인력을 양성하고, 라이센스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학회 내에 MRI 영상 품질 및 안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무 이사도 신설할 계획이다.

이정희 회장은 "MRI는 테슬라가 점점 높아지면서 더 심한 사고가 날수도 있다. 특히 임플란트를 비롯해 삽입형 의료기기 관련 사고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지만, MRI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가 없다"면서 "MRI 영상 품질 유지, 안전 관리 역할을 하는 메디컬 피지스트(Medical Physicst)가 필요하다.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MRI 관련 사고를 방지하고, 환자에게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안전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ICMRI 2024 국제학술대회에서는 ▲MRI 기술을 사용한 뇌척수액(CSF) 순환 시각화(와타나베 요시유키 교수·일본 시가의과대학) ▲뇌 청소(brain clearance·뇌 배출)를 위한 새로운 림프관 탐색(고규영 한국과학기술원 특훈교수·IBS혈관연구단장) ▲CUBRIC과 Microstructural MRI(데릭 존슨 교수·영국 카디프대학교 뇌연구영상센터) ▲미엘린과 철의 정량화를 위한 고급 감수성 이미징(이종호 서울대 교수·전기정보공학부 바이오메디컬영상과학연구실) 등 세계적 석학 4인이 기조강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문원진 학술이사(건국대병원)는 "현재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MRI에서 AI를 이용해 더 나은 진단을 하고, 연구를 발전시킬 것인가를 살피는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지평을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의료인공지능학회와 한국수의영상의학연구회가 함께 공동 세션을 열었다"고 밝혔다.

조형준 학술이사(UNIST)는 "국제화 시대를 맞아 국제자기공명의과학회(ISMRM) 한국지부를 설립 중이다. 한국지부를 기반으로 외국에 있는 한인 연구자와 국내 연구자들이 어우러져 연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eSCI 학술지인 [iMRI]를 SCI급 학술지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iMRI]는 작년에 세계 최대 인용색인(Citation Index) 데이터베이스인 SCOUPS에 등재됐다. 올해 아시아자기공명영상의과학회(ASMRM) 공식 저널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