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의혹 제기 "정치력으로 풀지 못한 문제 총칼로 풀려던 야욕" 비판
"'처단' 문구 소름, 군에서도 안써...국민 향해 절대로 써서는 안될 말"
비상계엄 포고령 작성 주체가 대통령실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비상계엄 하 일반사항을 규정하는 포고령 내용에 전공의 처단 항목이 포함된 점이 그 근거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4성 장군 출신, 군 전문가다.
김 의원은 "포고령은 일반적인 사항을 쓰는데, 5항에 생뚱맞게 전공의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 않느냐"면서 "(계엄사 포고령을) 대통령 지침으로 대통령실이 썼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나 계엄사령부 등에서 작성을 했다면 전공의가 왜 있겠느냐"고 반문한 김 의원은 "계엄을 통해서 그동안 정치력으로 못 풀었던 거를 총칼로 풀려고 했던 이런 야욕, 이런 것들이 포고령에 아주 적나라하게 나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대통령이 정치력으로 못 풀었던 반국가 세력으로 지칭하는 반대 세력인 민주당이나 야당을 무력화시키려는 총칼로 하는 게 1항에 나오고, 가장 머리 아팠던 전공의 문제를 총칼로 풀려는 것이 5항에 나온다"면서 "이것은 대통령이 깊게 관여해서 작성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공의 '처단' 문구에 대해서도 "군에서도 안쓰는 단어"라며 의사에 대한 적개심을 엿볼 수 있는 용어 선정이라고 평했다.
김 의원은 "진짜 소름 끼치는 단어다. 군에서도 이런 단어를 쓰지 않는다"면서 "전쟁 때 예를 들어서 적과 싸울 때나 쓸 수 있는 말로 절대 우리 국민을 향해서는(써서는 안될 말이다). 군이 써온 관례도 없고 용어가 너무 생소한 단어다. 너무 섬짓하다"고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서 처단의 대상으로 생각을 했다는 것을 여실히 나타내는 것"이라고 짚은 김 의원은 "1번과 5번 항목은 대통령실이 관여했다는 여실한 실마리"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처단 포고령으로 의료 안팎이 들썩이는 가운데 계엄사와 국방부, 보건복지부는 해당 포고령 작성에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 전공의 처단 문구 포고령 작성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모른다. (포고령 내용도) 어떤 것인지 정확히 몰랐다"고 말했다.
면직된 장관을 대신해 이날 국회에 출석한 김선호 국방부 차관 또한 "현재 그 작성 주체는 제가 확인 할 수 없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 국방부에서 작성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같은 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포고령을 보고 매우 놀랐고 그 내용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면서 "대화와 설득, 착실한 의료개혁을 통해 전공의 복귀를 유도한다는 정부 방침과 배치된다. 유일한 특정 직역에 대한 내용이었기에 더욱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의료계는 해당 포고령 문구 작성자 색출과 처벌을 요구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대위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공의와 의료인을 향해 '처단한다'는 폭압적 문구를 넣은 당사자와 과정을 밝히고,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