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1억 1200만원' 감액…의·정 갈등 악화 우려 목소리
수련수당 예산 올해 대비 10배 "전공의 없으면 공염불"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이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됐다.
의료대란 장기화 속에서 확정된 예산안 답게 전공의 관련 예산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았는데, 정부안에서 삭감으로 의정갈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작년 예산 대비 수련수당 예산·대상이 확대됐다는 데 의미를 두는 목소리도 나왔다.
'931억 1200만원' 감액…자칫 의·정갈등 악화 우려
보건복지부는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 수급관리' 사업에 3922억 4200만원을 정부안으로 올렸다. 국회 본회의 필터를 거친 예산안은 931억 1200만원이 삭감된 2991억3000만원으로 확정됐다.
의료인력 양성 관련 삭감은 모두 전공의 관련 예산에서 이뤄졌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유도·염두에 두고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에 3089억 1600만원, 전공의 등 수련수당 지급에 589억원을 배정했다. 최종적으로는 각각 756억 7200만원, 174억 4000만원이 깎였다.
정부안 대비 큰 금액이 삭감된 것으로, 의료대란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들에 부정적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은 지난달 보건복지위원회 제9차 전체회의에서 전공의 등 수련 수당 지급 내역 사업 감액을 두고 "이번 삭감이 전공의들에 자칫 잘못된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향후 전공의 복귀로 인해 필요한 예산이 있을 경우 이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부대의견을 담았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대비 10배 넘는 수련수당 예산…"전공의 없으면 쓸모 없어"
전공의 수련환경 지원 예산이 정부안 대비 대폭 삭감된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예산안과 비교했을 때 10배가 늘었다며 기대감을 표하는 쪽도 있다.
전공의 수련수당은 올해 44억원이었다. 소아 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와 전임의 수련보조수당으로 책정된 규모였다.
내년 예산은 정부가 정한 필수의료 관련 8개 전공과목 및 인턴을 대상으로, 수련수당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수당만으로는 414억원이 배정됐는데 올해와 비교하면 10배 정도가 늘어난 규모다.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본지와의 대화에서 "전공의 수련이 3월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10개월 분으로 봐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삭감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며 "전공의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의 경우 처음 시도되는 거다.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지도전문의에게 수련수당을 급여로 제공하겠다는 사업이다. 여기에 2332억원이 배정됐다"며 의미를 전했다.
다만 늘어난 전공의 수련수당 예산 역시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불용처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대중 교수는 "관련학회들이 해당 예산을 어떻게 책임지도전문의와 지도전문의에게 비정해 전공의수련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까를 고민 중"이라면서 "문제는 전공의 대부분이 복귀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정부 예산이 불용처리되기 보다는 전공의 복귀를 대비해 전문학회별 수련병원별 전공의수련 프로그램을 개혁하고 준비하는 데 사업비가 집행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향후 전공의수련환경 혁신지원 및 전공의수련수당 지급을 전체 전문과목으로 확대해 집행하는 것도 고려해 보면 좋겠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최근 진행된 내년 상반기 전공의 레지던트 1년 차 모집에선 지원율이 10%도 넘지 못했다. 모집 규모는 3594명이었지만 지원한 사람은 단 314명에 그쳤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도 전체 예산안으로 보육예산을 제외한 125조 700억원을 제출했지만, 1655억원이 깎여 최종적으로는 125조 5000억원만 통과됐다.
의료인력 관련 외 예산에서는 전국민 마음투자지원사업에서 74억 7500만원,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예산에서 69억원 등이 각각 삭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