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 16일부터 합격자 등록 절차 개시, 모집 중단 '불발'
수시, 수능 탈락자·중복 합격자 추려내고 추가 합격 없도록
정시, 총원 조정 또는 미충원 결원 처리...'정원 감축' 효과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윤 정부가 추진해왔던 이른바 4대 개혁 정책에도 제동이 걸렸다.
의료개혁도 마찬가지. 연내 발표를 예정했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일방적인 제도개선 작업, 실손보험 개선과 혼합진료 금지 등 비급여 관리강화, 사과법 도입 등 의료사고조정제도 개편작업도 일단 멈췄다.
다만 이미 시동이 걸린 내년도 의대 증원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미 각 대학이 수시모집을 통해 예년의 정원보다 많은 3118명의 최초 합격자를 발표하고 입학 등록 절차에 돌입한 까닭이다.
내년 의대 정원을 예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는, 정상화 시나리오는 이제 몇 남지 않았다. 이마저도 무위로 돌아간다면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감당 불가" 수준의 이른바 '윤석열 학번'이 현실화한다.
#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 돌이킬 수 없는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각 대학들이 의대 수시 최초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16일부터 실제 입학 등록을 받기 시작해서다.
각 의과대학은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의대 수시모집 최초 합격자 발표를 마쳤다. 이를 통해 선발된 인원은 3118명으로, 이미 기존 의대정원 3058명 보다 많다.
의료계는 의료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탄핵안 처리 이후에도 "대승적 차원에서 진행 중인 의대 입시선발 절차를 일시 멈춘 후 긴급히 총장·의대학장·교수들과 함께 논의해 대학별 상황에 맞는 감원 선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어이없는 의료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올 수 있다"고 호소했다.
다만 모집 중단을 하자면 기존 합격자 발표를 없던 일로 해야 하는데, 16일 각 대학의 입학 등록절차까지 시작되면서 합격 취소를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각 대학 수시 최초 합격자 입학 등록은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수시, 추가 합격 내지 않는 방법으로 인원 조정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모집 인원의 축소 조정이다.
의료계는 일단 수시 미충원 인원을 이월하지 않는 방법으로 일부 인원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능 최저등급을 못 맞춘 탈락자를 제외하고, 중복 합격자를 추려내면 적지 않은 미충원 인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 수시 미충원 인원은 2019학년도 213명, 2020학년도 162명 정도였다가 2022학년도부터 100명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수시의 경우 대학 6곳까지 지원할 수 있는데, 올해는 의대 수시모집 인원이 67% 가량 늘어나면서 여러 의대에 중복 합격한 수험생이 평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복 합격자가 상위 대학으로 진학하면 일부 대학에서 정원 미달이 발생할텐데, 이 자리를 추가 합격자를 내지 않는 방법으로 비워두면 전체 증원규모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올해 수시 합격자 등록기간은 16∼18일로, 예정대로라면 각 대학은 해당기간 미등록 신입생 정원만큼 26일까지 추가 합격자를 낸다. 각 대학이 추가 합격자 선발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정원 조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 정시, 기존 정원에 맞게 총원 조정 또는 미충원 마감
추가로 정시에서의 모집 인원 조정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미충원 인원을 반영한 수시 합격자 총원을 확인한 후 기존 정원에서 이를 제외한 만큼만 정시인원을 선발해 합계를 맞추거나, 현실적으로 정시 모집 인원 감축이 어렵다면 정시 모집에서도 중복합격 인원을 미선발하는 방식으로 그 숫자를 일부 줄일 수 있다.
앞서 의학계는 내년도 의대정원 조정 방안으로 ▲수시 모집 결원 정시 이월 금지 ▲예비 합격자 정원 축소 ▲모집 요강 내 선발 인원 대학 자율권 부여 등을 이미 제안한 바 있으나, 정부가 결정을 미루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다.
정시 원서접수는 12월 31일 시작된다.
정부여당은 여전히 별다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이주호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2025학년도 대학입시를 흔들림 없이 관리해,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혼란 없이 입시 관문을 잘 통과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도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2025년 의대정원 조정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2025학년도 (의대)정원에 대해선 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