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엠디, 의사 1000명 대상 직업만족도 설문…지난해 대비 10.7% 하락
개원가 운영 '부정적' 응답 '긍정적' 넘어서…'인력감축 조직개편' 19.3%
10명 중 8명 이상 번아웃 경험, '악화되는 의료 환경'·'많은 환자 수' 호소

의사 직업에 만족하는 비율이 절반을 갓 넘었다. 지난해 대비 10.7% 하락했으며,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60.7%) 보다도 떨어졌다.
인터엠디컴퍼니가 의사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 의사 직업 만족도' 설문조사(11월 26일∼29일) 결과다. 지난 2018년부터 해마다 진행한 직업만족도 지표가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참여 의사는 근무 형태별로 봉직의 80.3%, 개원의 19.7%가 응답했으며, 병원 규모별로 1차 43.5%, 2차 16.3%, 3차 24.2%, 기타 12.0%, 연령별로는 20대 10.2%, 30대 44.6%, 40대 32.9%, 50대 이상 12.3% 등의 분포를 보였다.
직업 만족도는 53.7%로 지난해 대비 10.7% 하락했다. 인터엠디가 2018년부터 진행한 7번의 설문조사 가운데 역대 최저 기록이다. 2022년(71.4%) 대비 17.7%,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60.7%)보다도 12.6% 낮았다.
'향후 5년 뒤 의사 직업 만족도'에 대해서도 71.9%가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에도 2022년(48.4%)에 비해 20.8%나 증가한 69.2%를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그보다도 더 높은 비율로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환자들이 의사를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낮아지는 추세다.
'신뢰한다'(매우 신뢰+신뢰)는 응답(54.6%)은 지난 2022년(67.4%) 대비 12.8%p 하락했으며, '신뢰하지 않는다'(매우 신뢰하지 않음+신뢰하지 않음) 응답은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환자 한 명당 평균 진료 시간은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3분 미만' 진료 비율은 꾸준하게 감해 2022년부터 15% 미만을 유지하고 있으며, '10분 이상' 진료 비율은 2018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3.1%로 나타났다. '3∼5분'이 43.6%로 가장 많았으며, '5∼10분' 진료 비율도 28.5%로 꽤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개원가의 병원 운영 상황은 '부정적' 응답이 늘었다.
개원의들에게 올해 병원 운영 상황을 물어본 결과 '부정', '매우 부정' 응답을 선택한 비율이 33.5%로 2022년(20.3%)보다 13.2% 상승했으며, '보통'이라는 응답은 40.1%, '긍정', '매우 긍정' 응답은 2022년(36.9%)보다 10.5% 하락한 26.4%였다.
개원의들은 향후 1∼2년 안에 병원 운영을 위한 전략에 대한 질문에 '비슷할 것 같다'는 응답이 57.9%로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65.2%) 대비 7.3% 하락했다.
지난해에 비해 '인력 감축을 위한 조직 개편을 할 계획'이라는 응답이 5.4% 상승한 19.3%, '인건비 절감을 위해 병원 직원의 근무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라는 응답이 2.6% 상승한 8.1%로 나타났다.
'개원병원을 확장할 것'이라는 응답은 작년보다 2.4% 하락, '개원 병원을 사정상 정리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작년보다 1.4% 하락했다.
봉직의들의 경우, 향후 1∼2년 안에 이직·퇴사를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작년(57.1%) 대비 4.8% 상승한 61.9%로 나타났다. 2022년부터 해마다 꾸준하게 증가 추세다.

10명 중 8명(81.5%)은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번아웃의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악화되어 가고 있는 의료 환경'(15.3%)이 1순위로 나타났으며, '많은 환자 수'(14.8%), '야간 근무 및 공휴일 근무'(12.6%), '증가하고 있는 환자들의 요구사항'(10.5%), '많은 행정 업무'(9.7%), '의정 갈등의 장기화'(9.3%)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 응답으로 '의료 사고', '좋지 못한 경과에 대한 소송 등의 염려', '진상 환자', '환자의 중증도' 등이 있었다.
정부가 발표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전문의 중심 병원 사업)'에 대해서는 방향성은 동의하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건부 찬성'(41.2%)과 '반대'(40.7%)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와 30대 의사들은 '반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40대∼50대 이상 의사들은 '조건부 찬성' 비율이 더 높았다.
우선적 개선 사항(상위 3개 복수응답)으로는 '수가와 인센티브 등 현실적인 전문의 인건비 지원'(30.5%), '전문의 중심 병원 운영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 대책 수립'(17.8%), '수련병원이 부담하는 전공의 수련비용의 정부 지원'(12.0%), '전공의를 피교육생으로 인정하고, 지도 전문의 지원책 마련'(12.0%), '전공의 수련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10%) 등을 꼽았다.
올해 2월부터 전면 허용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중단해야 한다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면 허용 중단, 제한적 허용'+'전면 중단' 비율이 90%를 넘었다.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에서 개선점은 '재진 환자 대상, 대면 진료 원칙하에 보조적 수단으로만 운영'(34.3%), '전면 중단'(32.8%), '과잉 처방에 대한 규제 필요'(17.2%), '의료법 개정으로 허용 범위나 대상, 중개 플랫폼 규제 기준 등 기본적인 제도 수립이 필요'(15.5%) 등이었다. 기타 응답으로는 '의사의 책임 한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약 배달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응답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