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묻는다…의-정 갈등 속 의협 어떻게 이끌건가?

기자들이 묻는다…의-정 갈등 속 의협 어떻게 이끌건가?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4.1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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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출입기자단, 23일 의협 회장 후보자 합동설명회 개최
정부·정치권과의 관계 설정, 의-정 갈등 속 방향성 등 질의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23일 제43대 의협회장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주최했다.ⓒ의협신문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깊어지는 현 상황에서 의료계 대표 단체인 의협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23일 의협회관에서 제43대 의협회장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주최했다.

공통 질문 3개와 후보자별 개별 질의 등을 통해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합동설명회에서 후보자들은 각각 의협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정부와 정치권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등에 대해 설명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정부의 의료개혁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재의 의-정 대치상황을 그대로 끌고 갈 것인지, 의협이 행정부 공백 상태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인지 후보자들의 의견을 말해달라. 

김택우 후보(기호 1번) 
=현재는 행정 공백 상태가 아니라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의료계가 충분히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정치권 역시 혼란스러운 현재 상황을 지속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느낄 것이다. 

의료계가 합리적인 주장을 계속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재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정부가 현 사태를 여전히 방관할 시에는 전 회원의 총의를 모아 방향을 설정하겠다. 

강희경 후보(기호 2번)
=대안을 제시해야한다. 의료계가 힘이 없었던 것은 단일화 된 목소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를 공론화 시켜야 한다. 국민들이 "의사들 말이 맞네, 그렇게 가야겠네"라고 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한다. 

의료정책연구원도 있고 KMA Policy, 미래의료포럼 등에서 문제를 공론화 하고 좋은 제안들을 모아서 '이렇게 가자'하고 물고 늘어져야 한다.

주수호 후보(기호 3번)
=남이 만들어 놓은 판에 들어가면 무조건 진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의대 증원 2000명 증원의 문제로 만들어진 판에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밀고 가야하는 것이다. 의료계가 목표하고 요구하는 것들을 어느 정당이든,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귀담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외부의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외부에서 의협이 말하는 것을 귀담아들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동욱 후보(기호 4번)
=의대 증원 사태가 너무나 길어졌다. 이렇게 장기화된 이유에는 의사협회의 소극적 태도가 크게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의대생들이, 전공의들이 또 1년을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의료현장에 돌아가지 못한다면 그들은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된다.

1년 동안 투쟁해 온 입장에서 방관적으로 말로만 정부에게 원칙을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이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서 사태의 종식을 이끌어야 한다.

최안나 후보(기호 5번) 
=계엄 이슈로 정부나 국회에서 의료계 관심사가 많이 멀어졌다. 5월, 6월 탄핵 정국으로 가게 되면 후배들이 그동안 고생한 거 아무런 성과없이 국민에게 잊혀질 가능성이 높다. 회장이 된다면 후배들의 피해를 줄일 방법을 찾겠다.

회장이 된다면 전공의협회, 의대생협회와 같이 뜻을 모아서 권한대행을 만날 것이다. 어쨋든 여당이 지금 이 사태 해결해야한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정부는 의협을 의사들의 대표단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새 집행부는 정부 및 정치권과의 퍼블릭 어페어즈(Public affairs)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효과적인 관계 설정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김택우 후보
=국민을 위한 정책은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서 진행돼야 한다. 이 전제가 깔려있지 않다면 의료계도 보건복지부를 정책 파트너로서 같이 일할 수 없다는 점을 확고하게 짚겠다. 

의협이 대표성을 가지려면 전체 의사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다니겠다. 필요하다면 밤샘 토론도 하겠다. 또 정책 개발과 근거 생산에 중점을 두고 탄탄한 정책을 바탕으로 정부와 정치권 관계 설정에 우위를 점하겠다. 

강희경 후보 
=퍼블릭 어페어즈 중시해야한다는 말 굉장히 공감한다. 의협은 정책 연구, 홍보, 법적인 문제 등을 담당하고 각 직역의 연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연맹으로 정부와 딜하고 변호사단체, 소비자 단체 등 다른 단체와 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퍼블릭 어페어즈를 잘하려면 국민의 동의를 먼저 얻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정책연구원과 KMA Policy 등에서 만들어 놓은 우리의 역사를 잘 발굴해서 의료계가 먼저 주장하고, 국민들도 동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정책을 제안해야한다.

주수호 후보
=의협이 대한민국 유일 법정단체인데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애서 폄하하는 부분도 있고, 전체의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단체라는 내부적 비판도 있다. 

회장이 된다면 의협 정관개정으로 명실상부하게 의협이 대표 단체라는 점을 각인시키겠다. 정부가 의협을 폄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에 강력 요구를 할 것이다. 의협을 패싱해 산하단체나 조직에 공문을 못 보내게 하고 각 산하단체에도 의협을 통해서만 정부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게 요청할 것이다.

이동욱 후보
=의사협회가 대표 단체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의협이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료계에서 이렇게까지 중요한 사람이 된적 없었다. 그들이 가장 피를 흘려가면서 투쟁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의협이 정부의 파트너가 되고 권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솔선수범해야 하고 희생을 해야하고 방관적인 자세를 취해서는 안된다. 권리만 주장해서는 곤란하다.

최안나 후보
=의협이 대표 단체가 되지 못한 건 정부가 그렇게 만든 거다. 수가협상을 하면서 병원의 수가는 병원협회와 하고 의원급 수가는 의사협회와 한다. 각종 위원회에서도 병원협회 인사, 의사협회 인사를 따로 부르면서 의도적으로 의협 힘 빼기에 들어갔다.

정부와 협의하기 위해서는 의협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결과를 내야할 때 의협을 중심으로 모두의 의견을 모아서 한 목소리를 내게하는 집행부를 만들겠다.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다. 후보자는 당선 후 곧바로 회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대 현안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 후보자가 구상해둔 구체적인 대응 로드맵이 궁금하다. 

김택우 후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을 놓치면 안된다. 2025학년도 의대정원 문제에 대해 협회가 어떤 방향을 세워야 하냐고 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질문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야기한 정부에 책임과 사과를 먼저 물어야 한다.

이 사태가 해결되고 난 후 5년, 10년이 지나서 의료대란 책임소재 이야기할 때 의료계가 이 문제에 책임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절대 안된다. 그래서 사과를 먼저 받아내는 게 급선무다. 사과를 받은 후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정치권이, 정부가 25년 정원을 재논의 하자는 입장을 취해야 하는 게 1번이다. 우리가 대안을 제시해서는 절대 안된다.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해 갈 것이다.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총의를 모아서 방향을 설정할 것이다.

강희경 후보
= 의료계가 받는 비난 중 하나는 반대만 하고 의견이 무엇인가이다.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5년 의대정원 증원 후 수시합격증을 받은 사람들은 그들이 스스로 (합격증을) 반환하지 않는 한 인정해야 한다. 수능 점수로 원하는 학교에 합격권에 든 학생들도 인정해야 한다. 그들도 이미 우리다. 지금 떠나 있는 학생들 권리도 당연히 존중해야한다. 그들이 한 고생은 할 수 있는 한 보상해줘야 한다.

어른들이 제대로된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공의가 노동의 형태로 수련하지 않고 제대로 된 수련을 해서 그들이 수련 마쳤을 때 제대로 된 환경에서 마음껏 자부심을 갖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2026년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수업을 나중에 듣는다든지, 갭이어(gap year)를 갖는다든지, 복수전공을 한다든지 그 대책을 교육부에 내놓으라고 지금 얘기해야 한다.

주수호 후보
=2025학년도 수시가 끝났고 정시가 진행 중이다. 여러가지 안들이 나오고 있는데 24학번과 군대에 갈 학생, 25학번에서 군대갈 학생이 몇명인지, 25학년도 수업이 진행된다면 한꺼번에 몇명이 수업을 받을 것인지 인원 파악부터 해야 한다.

그들을 수업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26년도 모집을 중지해야 한다. 25학번이 동의해야겠지만 1년 정도는 다른 본인의 자기개발 식으로 24학번에 우선권을 줘야한다. 25학번은 27년부터 3년이든 5년에 걸쳐서 원상복구 시켜야 한다. 이제는 교수들이 나서야 한다. 전체 의사들의 통일된 행동 강도를 높여가면서 정부가 의료계 요구를 받을 수 있도록 압박해야 한다.

이동욱 후보
=이 사태가 장기화 된 것은 의협이 소극적인 대응을 한 탓이다. 전공의나 의대생이 1년 동안 굉장히 고통을 겪어왔다. 비대위나 42대 집행부나 소극적이었던 것은 똑같다. 국정 책임자를 만날 것이다. 결론을 내리고 정부에 통첩하고 안받아들여지면 경기도의사회가 하던 투쟁을 의료계 차원에서 해서 끝장을 내야한다.

전공의, 의대생이 군대에 끌려가고 절망적 상황을 보내는데 너무나 안이한 생각 갖고 있다. 전국 차원에서 투쟁할 것이다. 그동안 대표성이 없어서 담판을 못지었지만 한덕수 국무총리가 책임자면 공개적으로 담판짓고 조속히 해결할 것이다. 25년 정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단일안을 만들고 정부와 협상하고 안되면 총파업이라도 해야한다.

최안나 후보
=어떤 논의를 하더라도 25년 더블링은 확정이다. 내년 1월 10일 병무청도 확정이다. 회장이 당선될때까지는 비대위 결정을 따라야 한다. 회장이 당선되기 전에 정시모집이 끝난다. 2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인증이 남았는데 실제 교육 가능한지 따져야 하고 입학하는 학생들 교육권을 어떻게 할건지 치열한 논의를 당장에 해야 한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고, 학생들 교육권과 전공의 수련을 어떻게 할지 실질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3월 이후 탄핵, 보궐선거라는 모든 이슈가 덮기 전에 1월 9일 회장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전공의와 학생이 바라는 요구안이 정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다 얻도록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정부 책임자 사과는 너무 당연하고, 스피커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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