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정부, 27일 임시공휴일 지정 설 연휴 최대 9일가능
독감 등 응급실 업무로딩 증가 가능성↑…"정부 대안없어"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어느때보다 길어진 설 연휴 속 직장인들은 벌써 들뜬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고심이 깊어진 이들이 있다. 의료대란 사태 속 병원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정책에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들까지 병원 응급실을 떠나면서 응급실 내 업무로딩은 가속화된 상황에서 연휴까지 겹치면서 역대급 환자 체류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9일 설 연휴를 앞두고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지역 관광 활성화와 소비 분위기 조성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서다.
설 연휴가 3일에서 최대 9일까지 길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응급실 의사들은 걱정부터 앞선다.
응급실 전문의 A씨는 "현재 의료대란 사태와 맞물려 인력 부족 상황 속 입원이 어려운 경우 타병원에 전원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정규시간에만 전원 받는 병원이 대부분인데 평소처럼 이틀의 휴일이면 응급실에서 케어받다가 월요일에 전원을 시킬 수 있지만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환자들이 며칠동안 응급실에 체류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탄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독감, 폐렴 환자가 급증한 현 의료 상황과 맞물려 응급실 업무로딩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A씨는 "겨울 독감, 폐렴 환자가 급증하면서 입원 환자가 많은데 대형 병원의 경우 입원 병상이 부족해 입원을 시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응급실에 입원·전원 등으로 거취가 해결 안되는 환자가 쌓이면서 곤란하게 됐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불만도 오롯이 응급실 의사들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대형병원 응급실 내에서도 길어지는 설 연휴가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빅5병원 관계자는 "팔로업 환자들이 많은 대형병원 같은 경우에는 경증인데도 타 병원에서 받아주질 않으니 무조건 다니던 병원으로 내원할 것"이라며 "중증환자만 봐도 응급실은 미어터지는데 경증의 팔로업 환자까지 보게 될 생각에 벌써부터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지원이 응급실을 지키는 의사들에게 실질적으로 와닿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이 실질적으로 응급실 의사들에게 떨어지지 않는다"라며 "고생은 응급의학과가 다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적자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지원금을 병원 수익으로 챙기기도 한다. 그마저 남은 지원금 역시 다른 과와 똑같이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설날 걱정이 태산"이라며 "현재 독감 등 바이러스성 질환이 유행하다보니 지금도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가 50% 이상 늘었다. 의료대란 사태에서 업무 로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응급실 현장 분위기를 알렸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대학병원보다 동네병원을 이용해달라, 열이 나면 발열클리닉을 방문해달라 정도의 수준"이라며 "그러나 바이러스성 질환은 해가 지고 나면 아프다. 야간에는 개인의원들이 문을 닫고 있어 병원 응급실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지난 추석과 달리 더욱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