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왜 '김택우' 회장에게 힘을 실었을까? 

의사들은 왜 '김택우' 회장에게 힘을 실었을까?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5.01.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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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강원도의사회장, 역사상 두 번째 지방의대 출신 회장
"젊은의사가 정책 중심에 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회원들의 뜻" 평가

ⓒ의협신문
ⓒ의협신문

불과 2개월. 회장 불신임 후 새로운 회장 선출까지 걸린 시간이다.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에 김택우 후보(61·외과·경상의대)가 당선됐다. 선거권을 가진 대한의사협회 회원의 절반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고 그 중 60%가 김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김 회장은 2~4일 치러졌던 1차 투표에서 8103표를 얻어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이때 득표율은 27.66% 였다. 주말을 지낸 후 이뤄진 결선 투표에서 김 회장은 1만 7007표로 당선됐다. 투표에 참여한 의사 회원의 60.38%가 김 회장에 한 표를 던졌다. 김 회장은 1차 때 받은 표수의 두 배를 더 받았다. 734표차로 1위를 하며 박빙을 예고했던 승부는 결선에서 5857표로 벌어지며 말 그대로 '압승'을 이뤄냈다.

사실 김택우 회장은 비대위원장으로 중앙무대 진출 후 인지도를 얻었지만 비대위 활동 종료 후 반년 동안은 수면 아래에서 활동하며 스스로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았다. 한 달 동안 이뤄진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김 회장은 유독 조용했다. 그 흔한 SNS 활동도 드물었고, 의료 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생각을 담은 보도자료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였다. 의사 회원 숫자가 많지 않은 지역의사회장이면서 지방의대 출신이라는 이력은 오히려 선거에서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의협신문
김택우 회장이 8일 당선을 확정지은 후 당선소감을 말하고 있다. ⓒ의협신문

그럼에도 왜 의사들은 김택우 회장에게 힘을 실었을까. 그의 핸디캡은 오히려 두 번째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역사로 남게됐다.

김 회장이 의사 회원에게 각인될 수 있었던 힘은 '젊은의사를 품었다'는 이유가 작용한다. 한 의사단체 임원은 "김 회장 개인에게 투표했지만 미래세대를 응원하는 표이기도 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공의가 현 상황의 주인공이고 젊은의사들이 정책 중심에 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회원들의 뜻"이라고 이야기하는 인사도 있었다. 

실제 김택우 회장은 지난해 2월 의협 비대위원장 시절부터 전공의, 의대생과 원활한 소통을 보여왔다. 전공의 사직을 교사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는가 하면 3개월 면허정지라는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해당 행정처분의 적정성에 대한 법적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스스로를 사직 전공의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현재 문제 해결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다는 점을 앞세웠다. 나아가 전공의를 부회장으로 임명하고 의대생도 준회원 자격으로 받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의료대란을 풀기 위한 키맨으로 꼽히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직간접적 지지도 젊은의사, 나아가 선배의사들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 2월 의협 비대위에서 인연을 맺은 김 회장가 박 위원장은 의료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1년 가까이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후보 시절 의협 기자단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박단 위원장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이기 때문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지금까지 버텼다고 보고 있다. 그이기 때문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뭉쳤다고 본다"라며 "외롭고 힘든 길 끝까지 함께하겠다"라며 신의를 보이기도 했다.

박명하 전 서울시의사회장의 적극적인 선거 개입도 김 회장의 당선에 한몫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전 회장은 김택우 회장 선거캠프에서 고문을 맡아 김 회장의 주요 일정을 함께 하며 선거에 적극 개입했다. 김 회장은 "(박 전 회장은) 워낙 회무와 의료 현안에 식견이 깊고 오랫동안 의견을 나누며 콤비 역할을 해왔다"며 끈끈함을 표시한 바 있다.

한 진료과의사회 임원은 "강원도의사회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의사회장과 의협 회장 선거 경험이 있는 박명하 전 회장의 선전은 조직화 세력화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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