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혈관 장벽' 재현 3D 모델 개발...'신경퇴행성질환' 연구 가속도

'인간 뇌혈관 장벽' 재현 3D 모델 개발...'신경퇴행성질환' 연구 가속도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5.01.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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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잉크·3D 프린터로 BBB 모델 개발…투과성·염증 반응 연구 
서울대병원·POSTECH 연구팀  [Biomaterials Research] 최근호 발표

서울대학교병원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팀이 체외에서 정밀하게 '뇌혈관 장벽'을 재현할 수 있는 3차원 '인간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 BBB)' 모델 개발에 관한 연구 결과를 [Biomaterials Research] 최근호에 발표했다.

뇌와 혈관 사이에 위치한 뇌혈관 장벽은 뇌를 유해 물질로부터 보호하고,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등 신경퇴행성 질환에서는 뇌혈관 장벽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발생해 질병을 악화시킨다. 

뇌혈관 장벽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신경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인체와 유사한 뇌혈관 장벽 모델이 필요하다.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와 POSTECH  장진아 교수(한호현 박사과정) 연구팀은 'Cerebrovascular-Specific Extracellular Matrix(CBVdECM)'이라는 탈세포화 세포외기질을 활용, 뇌혈관 장벽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는 '3D 바이오잉크'를 개발했다. 3D 바이오잉크는 돼지의 뇌와 혈관에서 유래한 세포외기질로 뇌혈관 장벽의 특성을 잘 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바이오잉크를 사용해 3D 프린터로 사람의 뇌혈관 장벽 구조를 만들었다. 뇌혈관 장벽 관형 구조에서 세포들은 자가 조립을 통해 이중층 구조를 형성, 인간 뇌혈관 장벽을 매우 유사하게 구현했다. 3D BBB 모델은 인체의 뇌 미세혈관 내피세포와 같이 혈관 내벽을 형성하고, 주위세포는 이를 둘러싸는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3D BBB 모델을 이용, 뇌혈관 장벽이 염증 물질(TNF-α, IL-1β)과 상호작용할 때의 변화를 관찰했다. 염증 반응이 뇌혈관 장벽에 영향을 미쳐 신경퇴행성 질환을 악화시키는 과정을 재현했다. 

[그림] 서울대학교병원과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인간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 BBB)' 모델. 뇌혈관 특이적 세포외기질 바이오잉크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구현된 관형 구조에서 유도된 세포들이 자가 조립하여 뇌혈관 장벽의 이중층 구조를 형성했다. ⓒ의협신문
[그림] 서울대학교병원과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인간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 BBB)' 모델. 뇌혈관 특이적 세포외기질 바이오잉크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구현된 관형 구조에서 유도된 세포들이 자가 조립하여 뇌혈관 장벽의 이중층 구조를 형성했다. ⓒ의협신문

연구팀은 염증 물질이 BBB의 투과성을 증가시키고, 유해 물질이 뇌로 침투하거나 염증 반응이 악화되는 과정을 확인, 뇌혈관 장벽이 신경염증과 질병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또한, 기존 2D 모델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던 밀착연결 단백질(VE-cadherin)의 배열과 조직화 과정을 3D 모델을 통해 명확히 재현했다. VE-cadherin은 세포 간 연결을 돕고, 뇌혈관 장벽의 내구성과 기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3D BBB 모델을 통해 VE-cadherin이 뇌혈관 장벽의 투과성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백선하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외과)는 "이번에 개발된 3D BBB 모델은 기존의 2D 모델보다 더 정교하고 실제에 가까운 뇌혈관 장벽을 재현했다. 신경염증이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신경퇴행성 질환의 기전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아 POSTECH 교수(기계공학과·생명공학과·IT융합공학과·융합대학원)는 "향후 아교세포·뉴런·면역세포 등을 추가로 통합해 더 정밀한 염증 반응과 BBB 투과성 정량화 기술을 개발하고, 환자 맞춤형 질환 모델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기술평가관리원·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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