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감정 조절 뇌 기능' 치료 반응성 영향…선별 맞춤치료 가능
이승환 인제의대 교수팀, 뇌파 연구결과 [Psychological Medicine] 발표
![이승환 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이 우울증 환자의 뇌파(EEG)를 분석해 뇌 신경망기능을 측정함으로써 항우울제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뇌파 신호의 특징을 밝힌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의협신문](/news/photo/202502/158400_127750_4549.jpg)
뇌파(EEG) 검사를 통해 우울증 환자의 치료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울증 환자의 약 30%는 항우울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 기존 우울증 치료는 일단 약을 처방한 뒤 효과가 없으면 다른 약을 투여하는 방식이어서 시간과 비용에 부담을 겪고 있다.
이승환 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의 뇌파를 분석, 뇌 신경망 기능을 측정함으로써 항우울제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뇌파 신호의 특징을 밝힌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승환 교수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 367명(치료 저항성 98명, 치료 반응 양호 269명)과 건강한 성인 131명의 뇌파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는 주의력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특정 뇌 네트워크의 연결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두안구 영역과 두정엽의 연결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는 섬세한 정서조절·충동조절·사회성·주의력 조절을 담당한다. 연결성이 약하면 외부 자극 시 정서조절 실패·사회 기능저하·집중력 저하 등이 발생하며, 부정적인 생각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 치료 저항성 환자는 보상 회로 기능도 저하돼 있어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기분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
추가 분석 결과, 모든 우울증 환자 그룹(치료 저항성 포함)에서 후대상피질의 과활성화를 보였다. 후대상피질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이다.
연구팀은 "이 부위의 과도한 활성은 반복적인 부정적 사고와 관련이 있다"면서 "이는 우울증 환자들이 내면적 사고에 갇혀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서"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는 ▲주의력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전두안구 영역·두정엽)의 연결성이 약하고, ▲감정 조절 및 보상 회로 기능이 저하돼 있으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역할을 하는 후대상피질의 활성도가 과도한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뇌파 검사를 활용해 우울증 환자의 치료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뇌파 검사가 표준화된다면 우울증 초기 진단 시 항우울제 반응성이 낮을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미리 선별해 맞춤형 치료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뇌파 검사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 시 치료 반응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용이해 비용 절감과 임상시험 성공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약물 치료가 어려운 환자는 전기 뇌 자극 치료(TMS)나 인지행동치료(CBT) 등 대안 치료를 병행토록 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이고 신속히 최적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승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획일적으로 진행하는 기존 치료방식에서 벗어나 환자별 맞춤치료 전략을 수립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뇌파 분석을 통해 조기에 치료 저항성을 예측하면, 불필요한 시행착오 없이 최적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어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환 교수는 2019년 뇌파(EEG)·맥파(PPG) 등 생체신호를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분석기술을 통해 정신건강을 평가·관리하고 주요 정신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비웨이브㈜를 창업했다. 세계 최초로 뇌파를 이용한 정신건강 평가서비스 '마음결(Mind Shadow)' 검사를 개발, 제품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