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블라인드 인터뷰②] 어떻게 하면 '복학'할꺼니?

[의대생 블라인드 인터뷰②] 어떻게 하면 '복학'할꺼니?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5.02.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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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 조건엔 '교육 정상화' 우선…학생 수 더블링 가장 우려
의대생 블랙리스트 작성엔 부정적…"복학도 개인의 선택"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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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번 의료대란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로 '의대생'을 꼽는다. 의료사태로 인해 돌려받지 못하는 등록금, 자취 월세 등 금전적인 이유에서부터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담보되지 않는 교육 환경과 늦어지는 졸업과 수련 등 미래 계획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신문]은 수도권과 강원권, 경상권 등에 위치한 의대를 다니고 있는 예과생과 본과생 등 4명을 만나 블라인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통해 지난 1년간의 생활, 앞으로의 계획, 복학 조건, 의료계 및 정부에 바라는점 등에 대한 의대생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의대생들 만나다① '언제'까지 휴학할꺼니?
의대생들 만나다② 어떻게 하면 '복학'할꺼니?

의대생들의 휴학 기간은 길어지는 만큼 의대생들은 주변 학우들과 개별적으로 복학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개개인별로 신념과 의지에 따라 휴학을 선택한만큼 학교를 떠난 결정에 '후회'는 없지만, 마냥 휴학만을 하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올해 개최한 첫 임시총회에서 투쟁 방향을 '휴학계 제출로 진행하고 휴학계 제출이 불가능한 단위나 학년은 이에 준하는 행동으로 참여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의협신문]은 인터뷰에 응한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조건이면 휴학을 중단하고 복학 결정을 할 것인지, 당장 복학할 마음은 있는지 등을 물었다.

의대협으로 뭉친 의대생들…8대 요구안 지켜져야

의대생들은 의대협을 중심으로 뭉쳤다. 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른다는 입장이었다. 이들이 의대협을 중심으로 똘똘 뭉칠 수 있었던 계기는 미래 의사라는 자부심 아래 의료개악 저지라는 확고한 목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복학에 대한 고민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의대협의 8대 요구안은 ▲필수의료정책패키지 및 증원 전면 백지화 ▲의·정합의체 구성해 과학적 분석과 해결 ▲의료정책 졸속 추진 투명히 조사 후 대국민 사과 ▲의료사고 법적다툼 안전망 제도 도입 ▲과학적 수가 체계와 최소 인상률 제도적 장치 마련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구체적 대안 제시 ▲부적절한 수련환경 개선 제도 재논의 및 자유의사 표현 권리 보장 ▲휴학계에 공권력 남용 철회 및 휴학사유 자의적 해석 방지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이다. 

의대생B(강원권 의대): 친구들끼리 만나면 올해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솔직히 사태 초반에는 친구들과 '정원 몇명이 되면 돌아간다고 합의를 보게될까?'를 주제로 이야기한 적도 있다. 

하지만 사태가 지속되면서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의대생D(수도권 의대): 의대협의 8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복학조건이다. 복학을 하게된다면 모든 의대생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의대교육, 의료계의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언급을 많이하면서 시정을 요구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아직 강압과 여론전으로만 현 사태를 끌고가려는 태도가 느껴진다. 올바른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는 '장'이 갖춰지는 것이 첫번째 조건이라 생각한다. 

의대생A(경상권 의대): 복학에 대한 가능성은 전혀 열어두고 있지 않다. 복학 조건도 없다. 예비의사로서 살펴본다면, 이번 병(의료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의 의사결정 구조에 있다. 이 구성을 바꿔야 한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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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C(경상권 의대): 기본적으로 의대협의 8대 요구안을 따를 생각이다. 다만, 비현실적 낙관주의도 분명있다. '무엇이 옳은가'과 '현실에서는 어떤가'를 구분하고 지난 1년의 투쟁을 냉정하게 분석한 다음 판단을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투쟁을 이기고 싶으면 압도적인 힘 혹은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난 1년동안 압도적인 힘으로 상대를 누르지도 못했고 국민 설득도 못했다. 1년을 더한다고 정부나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현재 타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복귀 못하는 의대생도 있다.

개별적 주요 복학 조건엔 '교육 정상화'…'더블링' 절대 반대

의대협의 요구안 수용 이외에 각자가 생각하는 복학 조건에는 '의학교육의 정상화' 해결이라는 공통적인 답변이 나왔다. 24학번과 25학번이 한 교실에 같이 수업을 듣는 더블링 현상을 우려하면서다.

선배 의대생들은 후배 의대생들의 권익을 위해 지속 목소리를 내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보였다.

의대생B: 더블링 당사자 세대다. 교육부에서 5.5년제, 인턴일정과 국시 일정을 변경한다지만 그 변경의 첫 세대가 되는 것은 반갑지 않다. 교육의 질 담보가 되지 않아 학교를 뛰쳐나온건데 6년제의 과정을 축소한다고 하면 '그동안 6년제 과정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축소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과정과 똑같을 순 없을 것이다. 결국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24학번과 25학번은 더블링되지 않고 순차적으로 진급이 이뤄져야한다. 

의대생D: 정부는 계엄으로 완성한 본인의 정책실패를 결국 인정하지 않고 25학번 신입생을 받았다. 왜 24학번 학생들이 그 피해를 온전히 감당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24학번은 당연히 휴학을 할 것이고, 근본적 해결이 없으면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의대생A: 학생들 사이에서도 24학번과 25학번을 반드시 분리시켜 24학번이 먼저 교육받고 진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너무나 당연하게 형성되어 있다. 기존 증원된 신입생만 받아도 도저히 학교가 굴러갈 수 없는데 더블링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이것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투쟁은 종료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당연히 그럴 것이다. 

의대생C: 24학번 입장에서 증원된 인원과 유급한 인원이 같은 수업을 듣는 것은 부담이다. 24학번의 의학교육 질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선배 의대생들은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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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복학한다면?…의대생 블랙리스트에 대한 입장은?

복학을 한 의대생을 대상으로 명단이 작성되는 일명 '의대생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의대생들은 모두 블랙리스트 작성에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개인적 판단으로 휴학한 만큼 복학 역시 개인 선택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대생C: 휴학의 시작에는 각자 신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의대생들은 현 사태가 잘못됐다, 고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지난 1년동안 싸웠는데 1년을 더 휴학선택해야하는 것에 돌아가고 싶은 의대생도 있을 수 있다. 학교로 복귀하는 것은 개인의 판단이다.

의대생B: 누군가가 복학을 한다면 그 학생이 누군지 전달되는 현상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수업을 듣고싶다는 학생이 생길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복학한다고 진짜 서류를 내는 사람은 주변에서 한명도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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