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7500명’ 교육 대책 전무..."뭘 믿고 돌아가나" 

의대생 ‘7500명’ 교육 대책 전무..."뭘 믿고 돌아가나"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5.01.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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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코 앞인데, 교육부 “전담조직 신설하고, 예산 등 지원” 되풀이
내년 정원 재검토 주장에도 “교수 뽑았다 자를건가” 오락가락 정책 비판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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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의대생들의 학업 복귀를 호소하면서도, 당장 오는 3월부터 7500여의 학생들을 수용해야는 의학교육 현장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의대생들은 "믿고 돌아오라는 말 뿐, 준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당장 교육현장의 혼란이 뻔한데 무엇을 믿고 돌아가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브리핑을 갖고, 의대생의 학업 복귀를 촉구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중요한 시기에 학업을 멈추고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고민하고 계실 의대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면서 "이제 학교로 돌아와 학업에 매진하여,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훌륭한 의료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복귀 후 대책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2024년 휴학생과 2025년 신입생이 합해지면 당장 오는 3월부터 2개 학년 7500명이 동시에 수업을 받아야 한다. 이는 현원의 2.5배 수준으로, 사실상 정상적인 수업을 기대하기 어렵다. 

앞서 정부는 늘어난 의학교육 수요에 맞게 2030년까지 5조원의 재정을 투입해 시설 및 기자재 확충을 지원하고 국립대병원 교수 1000명을 채용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올해 배정된 관련 예산은 6062억원에 불과하며, 국립대 교수 신규 채용 목표도 330명으로 조정됐다.

그나마도 가시적인 성과로도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새학기를 코 앞에 둔 지금까지 각 대학 시설확충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국립대교수 채용도 구인난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당초 의학교육계의 요구안과도 큰 차이가 있다. 

올해 의대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대학 30곳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대학은 의대증원에 맞춘 적절한 의학교육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7년간 6조 4574억원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가 요구한 의대교육여건 현황과 소요계획 수요조사서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로, 대학들은 증원에 따라 교육·실습 등의 환경 개선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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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각 대학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인 지원을 통해 교육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구호만 반복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도 "의대 교육 지원을 위한 교육부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교원 증원과 시설·기자재 확충, 의대 교육혁신 지원 등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총 6062억 원의 예산을 투자할 예정"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현장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현재 각 대학에서 면접 등 교원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며 금년 2월까지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교육시설도 강의실 리모델링, 건물 신축을 위한 설계 준비 등이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당장 현장의 혼란 예상된다는 질문에도 "2024년과 2025년도 신입생 7500여 명이 동시에 수업을 받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정부는 학생이 복귀만 한다면 대학과 협력해 대학 전체 자원을 활용하고 행정·재정적 지원해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의학 교육계에서는 "현장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지적했다.

모 의과대학 관계자는 "의대생들이 돌아오면 당장 내년 7500명을 한꺼번에 교육해야 한다"며 "강의실은 물론 교수들도 여전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 주간반, 야간반 수업이 현실화할 분위기다. 일단 일 벌려놓고 수습은 교수들에게 하라는 말이냐"고 했다. 

정부의 2025년 증원 완료, 2026년 정원 원점 재검토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오락가락 정책으로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된다는 비판이다. 

"올해 일단 정원을 늘려놓고 내년에 다시 줄이겠다는 발상도 황당하다"고 밝힌 그는 "강의실을 만들었다 없애고, 교수를 뽑았다가 자를건가. 이런 식이면 대학들의 투자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2024, 2025학번들만 희생양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의대생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한 휴학 의대생은 "더 이상 실망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도, 실망스러운 발표"라면서 "믿고 돌아오라는 말 뿐, 준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장 교육현장의 혼란이 뻔한데 무엇을 믿고 돌아가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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