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의과대학, 4일 2025학년도 1학기 학사일정 돌입...현장은?
복귀 의대생 가뭄 콩 나듯, 신입생 상당수도 수업 미참여 동참
교육부, 교육 정상화 방안 미루면서 "동맹휴학, 더이상 없다" 엄포

다수 의과대학이 2025학년도 1학기 학사일정을 개시했지만, 대부분의 강의실은 여전히 텅 빈 채다. 의대생들은 1년 넘게 이어지는 교육현장 파행에 불안감을 호소하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태도 변화 없이는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40개 의과대학 중 대부분이 이날로 미뤄뒀던 학사일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로 돌아온 의대생은 많지 않아, 예년의 개강일에서 볼 수 있었던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수도권 모 의과대학생은 "고학년 중 극히 일부가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강의실로 돌아간 학생은 거의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의대생 휴학 움직임은 2025학번 신입생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의과대학생은 "2025학번 신입생 중에서도 수업을 듣는 학생은 열 손가락에 안에 꼽을 정도"라며 "대부분의 신입생들이 수강신청은 했지만, 실제 수업에는 들어가지 않는 방법으로 행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학기 의대생 공동화는 이미 예견되었던 바다.
앞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은 지난 1월 임시총회를 열고, 올해의 활동 방향을 '휴학계 제출 및 이에 준하는 행동'으로 정한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2025학년도에도 휴학투쟁을 이어간다는 뜻을 확인한 셈이다.
이는 행동으로도 이어져 다수 의대생들이 새학기에도 휴학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3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학년도 1학기 의과대학 수강 신청 현황' 자료에서 2월 25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의 수강 신청 인원이 4219명에 그쳤다.
단 1명도 수강 신청을 하지 않은 대학도 전체 의대의 4분의 1인 10곳이나 됐다.
의대생들은 불안감 속에서도, 의료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태도변화 없이는 복귀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 의과대학생은 "개강은 미뤄지지 않았고 학사일정도 예정대로 개시됐다. 혼란스러운 시기"라면서도 "정부와 학교가 신뢰감을 주어야 학생들도 움직일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답이 요원해보인다"고 말했다.

정상화 방안은 안내면서...교육부 "동맹휴학 없다" 엄포
의대생 휴학 투쟁이 새 학기로 이어지자 교육부는 엄중 대응 방침을 밝히며 날을 세웠다. 특히 2025학번 신입생들로의 휴학 확산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일각에선 작년처럼 학사 유연화로 결국 집단휴학을 인정해주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단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대생들의 즉각적인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2025학번 신입생들을 향해서는 "증원을 알고 입학했기 때문에 증원을 이유로 한 수업 거부 명분이 없다"면서 "의대 신입생을 꼭 수업에 참여해야 불이익을 면할 수 있다"고 압박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는 2025학번까지 휴학할 경우 내년 의대 1학년에 2024·2025·2026 학번이 한꺼번에 쏠리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날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성명을 내어 "2025년 1학기에도 학생 복귀가 되지 않고 2학기 이후로 늦어질 경우, 2년째 의사 배출이 불가능하게 되며, 2026학년도 1학년 학생 수가 1만 2000여 명에 이를 것"이라며 " 이 경우 정상적인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만에 하나 3개 학번이 1학년에 겹칠 경우 어떤 학년, 어떤 학생이 될진 모르겠으나, 복귀하고 싶어도 복귀 못 할 수도 있다"며 "협박이 아니라 학교 교육의 수용력이 그렇다. 분리교육을 원한다면 늦어도 3월 말까지는 학교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교육부는 이날도 의학교육 정상화 방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당초 교육부는 새학기를 앞두고 의대생 복귀와 학사 정상화를 위한 의학교육 지원방안을 2월까지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