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사태 해결에 집중한 지난 1년, 살얼음판 회무"

"의대증원 사태 해결에 집중한 지난 1년, 살얼음판 회무"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5.03.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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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덕 충북의사회장, 정부에 '결자해지' 촉구..."잘못된 정책 철회 당연"
"전공의·의대생 희생 아프다...캄보디아 보건소 건립 기증 보람"

[릴레이 인터뷰] 첫 돌 맞은 시도의사회장단, 전국은 지금

전국 16개 광역시도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지난해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확대 정책으로 의료계와 정부는 갈등을 겪고 있고 지역 의료계 역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의협신문]은 지역의사회를 대표하는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들을 직접 만나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확인하려고 한다.

①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②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
③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④ 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장
⑤ 이승희 제주도의사회장
⑥ 정경호 전라북도의사회장
⑦ 양승덕 충청북도의사회장

양승덕 충북의사회장은 정부에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과 전공의, 의대생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의협신문
양승덕 충북의사회장은 정부에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과 전공의, 의대생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의협신문

지난해 전례 없는 의대정원 증원 등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 강행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광역시도의사회 회무 수행은 수월할 리 없었다. 

의협과 시도의사회의 회무는 정부의 잘못된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정책 패키지 철회를 위한 투쟁과 그 앞에선 사직 전공들과 휴학 의대생 지원에 집중됐고, 예정됐던 회무들은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년의 회무는 한마디로 살얼음판이었다."

양승덕 충북의사회장은 최근 [의협신문]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충북의사회를 이끌면서 느낀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 청문회를 통해 정부가 의료계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정치적으로 산출한 2000명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함으로써 사태를 촉발시킨 것이 드러난 만큼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과 전공의, 의대생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사직 전공의들과 휴학 의대생들의 희생을 아파하며, 공고한 지지와 지원도 약속했다. 

아울러 회원들에게는 의료공백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단합된 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의협에는 의료계 단일대오 유지를 위한 충분한 대회원 소통을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통해 캄보디아 낙후지역에 보건소를 건립해 기증한 것에 자부심을 표하며, 향후 기증 보건소의 안정적 정착과 운영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 의지도 다졌다. 
 
[이하는 양승덕 충북의사회장과의 일문일답]

의사회 회무를 시작한 지 1년이 됐다. 회무에 대해 평가한다면.

의대증원으로 유발된 의료농단 사태가 일어나고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회장 임기를 시작했고, 지난 1년의 회무는 한마디로 살얼음판이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에 항의하여 병원과 학교를 떠난 상황에서 도의사회 회무의 방향은 당연 의대증원 사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집중했다. 따라서 전공의와 의대생 그리고 의대 비대위 교수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됐다. 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가 작금의 비상 의료 상황을 대처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의료농단 사태 대응 외에도 연수교육, 해외 의료봉사, 회원권익 활동 및 도민건강 대책 논의 등은 의사회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적극 준비해 진행했다. 특히 회원들의 후원으로 캄보디아 낙후지역에 보건소를 건립하여 기증한 것은 뿌듯한 기억으로 남는다. 반면에 야외 친목활동 등의 사업들은 자제하며 회무를 진행했다. 

올해 의사회의 주요 회무 계획과 실행 방안이 궁금하다. 

올해 회무는 2024년과 비슷하게 준비하고 진행해 나가려고 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과의 협력관계는 지금처럼 긴밀하게 유지하며 적극 협조하도록 할 것이다. 다행히 의료농단 사태가 마무리된다면 계획된 모든 사업들은 충실히 진행해 나갈 것이다.  

특히 금년 해외 의료봉사 활동의 경우,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도내 모 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진료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접근하여 현지 지역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 도의사회에서 작년에 건립해준 보건소가 실질적으로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필요한 물품들을 제공하고, 의료 관련 종사자들을 교육할 계획도 있다. 

또한 회원 권익을 위해 지난 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 민원이나 애로사항들에 대해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대응해 나가려고 노력하겠다. 그리고 내년이면 충북의사회가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지난 80주년의 발자취를 책자로 정리해 보고 내년에 창립 행사를 의미 있는 자리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그리고 의료농단 사태가 1년을 넘기며 의료계와 국민을 매우 힘들게 하고 있다. 조속히 이 사태가 올바른 방향으로 마무리되어, 흐트러진 의료시스템이 회복되고 의사회의 회무도 정상화되길 바란다. 

새 집행부 출범 후 두 달의 시간이 지났다. 새 의협 집행부에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회무 경험이 풍부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김택우 회장의 새 집행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임원진 구성에서 의료계 전 직역을 골고루 기용하여 의협 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은 매우 잘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제 두 달이 지난 상태여서 집행부를 평가하는 것은 이른 것 같고, 지금은 한마음으로 적극 협조하여 집행부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집행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회원들의 여론은 충분하고 차분히 듣되, 대회원 메시지를 자주 내 주었으면 좋겠다. 집행부의 생각과 회무의 진행 과정에 대해 궁금해하고 기다리는 회원들이 많다.

장기화하고 있는 의정갈등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나.

안타깝다. 작년에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되었어야 했는데, 너무 길어지고 있다. 의정갈등이 장기화할수록 국민과 의료계의 혼란과 피해는 점점 커진다. 1년 넘게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대한민국의 의료는 점점 돌이키기 힘든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결자해지해야 한다. 정부는 사람마다 부처마다 수시로 변하는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고, 의료계의 요구사항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또한, 의협도 새로운 논의의 자리나 내용을 대승적으로 제시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작년 국회 청문회에서 적나라하게 밝혀졌듯이, 정부는 의대증원을 의료개혁 정책으로 밀어붙이면서 의료계와 일말의 상의도 없었고, 국민적인 합의도 없었다, 그리고 의료계에 대해 거짓말과 겁박을 계속 이어갔다. 이런 국가적인 혼란이 초래되고 지속되는 데도 정부에서는 누구 한 사람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대한민국 의료를 추락의 길로 모는 현재의 필수의료패키지와 의대증원 정책을 하루빨리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의료계와 원점 재논의를 선언하라는 것이다. 
  
후배 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인 전공의와 의대생의 고뇌와 결의에 찬 결정과 행보에 적극 공감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미래의료를 올바르게 세우고자 하는 힘든 여정에 박수를 보내고 적극 응원하겠다. 그리고 선배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의료사태가 현재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선배 의사들은 대부분 여러분과 뜻을 같이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지금은 우리 의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 의사회의 의료현안에 대해 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 집행부를 흔들기보다는 믿고 협조하며 응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 그리고 현 의료사태의 선봉에 서서 피해를 감수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응원하고 도와주는 데 같이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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