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대생, 대안없이 들어가라 할 수 없다"

 "전공의·의대생, 대안없이 들어가라 할 수 없다"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5.03.2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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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병 충남醫회장, KAMC 등에 쓴소리..."의료계 단단히 뭉쳐야"
"간호법 하위법령, 의료생태계 망칠 것" 경고..."PA중심병원 나락 우려"

20일 개최된 제76차 충청남도의사회 정기 대의원총회. ⓒ의협신문
20일 개최된 제76차 충청남도의사회 정기 대의원총회. ⓒ의협신문

"의대생, 전공의들 누가 나오라고 해서 나온 사람들인가요."

최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의 전공의, 의대생 복귀 종용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정부의 의대증원 2000명 증원 강행에 반발해 학교와 수련현장을 떠나 희생하고 있는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에게 대안 없이 복귀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장은 20일 제76차 충청남도의사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이같이 일갈했다. 그리고 의료대란 위기 타개를 위한 의료계 단결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먼저 "정부의 의대생들에 대한 조치가 또 어떤 황당무계한 발표로 이어질지 몰라 인사말을 정리기 어려웠다"고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주병 충남의사회장. ⓒ의협신문
이주병 충남의사회장. ⓒ의협신문

이어  "며칠 전 이종태 KAMC 이사장이 '16개시도회장들중 많은 회장들이 학생들보고 복귀하라하는데 의협은 그러한 메시지를 내고 있지않다'라고 주장했다"면서 시도의사회장 중 한 사람으로 말한다. 의대생들, 전공의들이 누가 나오라해서 나온 사람들인가, 누가 휴학하라 명령해서 휴학한 사람들인가"라고 KAMC 복귀 종용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느닷없는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의료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필수의료가 수많은 형사고소와 고발들로 인해 더 이상은 진료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각자의 자유 의지로 나온 사람들에게 의협이 복귀하라 메시지를 내면 그들은 자유 의지를 꺾고 다들 들어가게 되나"라고 반문하면서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현재의 어려움만을 탈피하기 위해, 후배들에게 희망찬 미래는 남겨주지 못할망정  대안도 없이 들어가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의협 부회장과 진료지원인력(PA) 대응 TF 위원장이기도 한 이 회장은 정부가 입법예고를 예고한 간호법 하위법령에 대한 경각심도 나타냈다. "정부는 조만간 의사들의 업무의 일부를 전문간호사(PA)들에게 위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정부는 간호법 하위법령을 통해 의사의 의료행위를 PA에 포괄적으로 위임해 전공의 대신 일을 시키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는 결국 PA가 대부분의 의료행위를 수행하고 교수의 co-sign 아래서 환자의 처치 오더를 내고 수술동의서를 받고, 진단서를 발급하는 등 전공의들의 교육권을 침해할 것이며 교육권을 심각하게 침해 당한 전공의들은 PA가 많은 과에는 지원하지 않는 악순환으로 의료는 전문의 중심병원이 아닌 PA중심병원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설령 지도부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단단히 뭉쳐야 한다"면서 "당장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도 도리어 나서면 나에게 커다란 피해가 온다 생각이 들더라도, 우리는 후배들을 위해 단단히 뭉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우재근 충남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선우재근 충남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선우재근 충남의사회 대의원회 의장도 의료대란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에 탄식하고, 정부의 해결책 제시를 촉구했다. 

선우 의장은 "열악한 지역 의대 교수들과 종합병원 의사들도 공백이 생긴 수도권 의료기관으로 빨려들어가면서 지역 의료 붕괴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인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슈가 국내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의료붕괴는 국민의 관심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방치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어 "의사 수를 늘려서 필수 의료, 지방의료를 살리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고집이 모든 것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면서 "그런데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정부는 의료 붕괴의 근본 원인은 건드리지 못하면서 의료계와 협상하자고 강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응급 치료, 중증 질환, 분만, 소아 진료, 외상 수술 등 필수의료 핵심이 의료진 부족, 낮은 진료 수가, 과도한 법적 책임으로 필수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으며, 필수 진료 과목의 공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고 수가를 현실화하며 공공 의료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 사고에 대한 사법적 보호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의 축사를 대신 전달하고 있는 박명하 의협 상근부회장. ⓒ의협신문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의 축사를 대신 전달하고 있는 박명하 의협 상근부회장. ⓒ의협신문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을 박명하 의협 상근부회장을 통해 전달한 축사에서 의료계 단결과 협력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증원 강행을 비롯해, 간호법 및 시행규칙 제정, 실손보험 개정안, 특사경법 등 국민 건강에 역행하는 그릇된 제도들이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면서 "의협 43대 집행부는 현 사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충청남도의사회 등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경청하고 수렴해 하루빨리 의료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각고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현안들에 대한 반대가 거센 상황 속에서, 이제는 정부가 현 사태 관련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뚜렷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힘을 모아 정부에 집중적으로 요구하고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의료 정상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에 신뢰를 보내주시고 함께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충남의사회는 올해 주요 사업으로 ▲충남의사회 협동조합 설립 ▲제3회 충남의사회 날 기념 종합학술대회 ▲해외의료봉사(몽골) ▲추계학술대회 등을 추진키로 하고, 예산 3억 9282만 3509원을 의결했다.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 부의 안건으로는 마약 관련 진단서 일원화에 대한 필요성 건의 건을 채택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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