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 75차 정기 대의원총회…이정열 41대 회장 취임
사직 전공의 지원 확대·민원고충처리센터 활성화 등 새 사업계획 확정
심평의학·사법의학에 휘둘리는 현실 암울…"단합·소통 통해 함께 극복"

"희망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정열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은 새로운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출범과 함께 한마음으로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지향하고, 현안에 관심을 갖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 불합리한 의료체계와 악법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의사회는 22일 오후 호텔인터불고 원주에서 제75차 정기 대의원총회를 열고, 지난 1월 보궐선거에서 41대 회장에 당선된 이정열 회장의 취임식과 함께 새 사업계획, 3억 550여만원의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신기택 총무재무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정기총회 개회식에는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원주시갑), 정영미 강원도청 보건복지국장, 오명균 강원도한의사회장, 김연자 강원도간호조무사회장, 권오선 삼척의료원장 등과 대의원들이 참석했다.

이정열 회장은 의사 수 부족 주장의 허구성부터 통박했다.
이정열 회장은 "대한민국은 의사 수가 부족한게 아니라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하다. 의사들은 왜 응급실 뺑뺑이가 생기고, 필수의료가 부족하고, 지역의사가 부족한지 다 알고 있다"라면서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위험을 수반하며,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밤을 새워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해도 환자 상태가 안좋으면 법정 구속돼 형사처벌을 받고, 수십억 원 배상판결이 나는 현실 앞에 누가 필수의료 할 수 있을까. 정부는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인구당 의사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고, 진료 대기 시간이 가장 짧은 국가 중 하나이며, 의료 접근성이 매우 좋은 국가라는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명쾌한 해법도 제시했다.
이정열 회장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며 환자 상태가 호전될 때 보람을 삶의 기쁨으로 채우는 의사들에게 수십억원의 배상과 형사처벌로 내몰고 있다"라면서 "심장수술 할 수 있는 흉부외과 교수가 개원해서 하지 정맥류 수술을 하고, 뇌혈관 수술하는 교수는 척추수술을 하고, 심근경색 혈관조영술 할 수 있는 교수는 고혈압 환자를 보고, 췌담관을 수술하는 외과 교수는 치질질환을 진료하고 있다. 해법은 너무나 분명하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과 의료진 면책 법제화 뿐"이라고 단언했다.

의료정책의 중요성 역시 되새겼다.
이정열 회장은 "사람은 곧 떠나지만, 시스템은 남는다. 법과 제도를 바꿀 때는 사심이 없어야 하고, 두려움과 겸손함이 필요하다. 더욱이 국민 건강과 관련된 정책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라면서 "우리나라는 의학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심평의학, 사법의학, 정치의학에 휘둘리면서 의료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의료뿐 아니다. 의대증원으로 인해 이공계도 초토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전 의료계의 단합도 당부했다.
이정열 회장은 "모순되고 강압적인 정책 추진에 반발해 어린 학생들이 휴학을 결정하고, 젊은 의사들이 병원을 박차고 나간 이유는, 오로지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고 국민과 환자들이 더 좋은 의료 환경에서 진료받기를 바라는 순순한 마음에서 비롯됐다"라면서 "전 의료계가 현안에 관심을 갖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 불합리한 의료체계 및 악법들은 개선될 수 있다. 우리의 지지와 참여가 내일의 대한민국의 의료를 지켜낸다"고 강조했다.

신호선 강원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도 하나된 대한의사협회를 호소했다.
신호선 의장은 "의대생, 전공의는 1년이 넘게 아직도 복귀를 못 하고 정부로부터 엄청난 압박과 협박을 받고 있다. 또 필수의료 패캐지, 의료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실손보험, 비급여 문제에 대한 과도한 정부개입으로 진료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라면서 "묵묵히 진료하는 의사에게 이제는 사법의학, 심평의학이 필수가 돼가는 현실에서 여러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의원이 도의사회 및 의협과 하나가 돼 함께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택우 의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국민건강을 퇴보시키는 악법들에 대한 전방위적 대응 의지를 밝혔다.
김택우 의협회장은 "의료계는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으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크나큰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지난 1년간 정부에게 지속적으로 7500여 명에 달하는 의대생들 교육이 가능한지, 전공의들의 정상적인 수련이 가능한지 해답을 요구했으며, 정치권에도 의료계의 목소리를 전달해왔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이에 대한 해답은 내놓지 않고 부차적인 곳에만 신경을 두고 있다"라면서 "정부는 과연 의료계가 요구하고, 주장하는 게 무엇인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한 후 의료계의 목소리에 답해야 한다. 이것이 현 의료대란을 극복할 유일한 방법이다. 의협은 의대증원 및 필수의료정책패키지를 비롯한 간호법 시행규칙, 실손보험 개정안, 특사경법 등 국민건강 건강을 퇴보시키는 악법들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의료계 각 직역 단체 및 시도의사회와도 소통해 나가면서 앞으로도 의료계의 단일화된 창구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의료는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왜곡돼 왔다는 지적이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지난 시간 몇 가지 문제가 떠오른다.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겠다고 만든 의학전문대학원은 본래 목적을 얼마나 달성했을까. 전공의 정원 감소 정책은 전공의 수를 줄이면 기피과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시작됐다. 전공의특별법은 대체인력 확보없이 전임의나 젊은 교수에게 업무가 전가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의료 악결과에 대한 턱없이 높은 형사 기소율도 한국만의 문제다. 이 모든 게 더해지다보니 필수의료 인력 부족으로 이어졌다"라면서 "정부는 의대생이나 젊은 의사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최선의 수련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젊은 의사들이 저항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기본권을 지켜달라는 절규다. 뒤로 갈 수 없다면 앞으로 가야 한다. 지금 옳지 않은 일은 앞으로도 옳지 않다"고 단언했다.

정기 총회에서는 ▲사직전공의 지원사업 확대 ▲각종 의료현안 해결 주력 ▲회원 소통·단합 강화 ▲대국민 의료 관련 홍보 ▲민원고충처리센터 활성화 등 사업계획과 이에 따른 3억 550여만원의 새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수상한 유공회원은 아래와 같다.
■ 대한의사협회장 유공회원 - 박제우(하나의원정형외과), 김영석(김영석이비인후과의원) ■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상 - 심재옥(강남아이원안과의원)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 유공회원 - 김명균(중앙의원), 김은진(서울아산내과의원), 박이욱(이룸의원), 박준형(양구세브란스가정의학과의원), 송병철(송이비인후과의원), 신명상(행복한내과의원), 장정진(삼성연합의원), 최정범(연세조안과의원), 한재범(영월정형외과의원) ■단체 - 강릉아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