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가 아니면 이겨낼 수 없습니다"

" '함께'가 아니면 이겨낼 수 없습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5.03.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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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열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 "주요 현안 관심 갖고 적극적 행동 필요"

[릴레이 인터뷰] 첫 돌 맞은 시도의사회장단, 전국은 지금

전국 16개 광역시도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지난해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확대 정책으로 의료계와 정부는 갈등을 겪고 있고 지역 의료계 역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의협신문]은 지역의사회를 대표하는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들을 직접 만나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확인하려고 한다.

①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⑨ 박철원 인천시의사회장
②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                 ⑩ 최정섭 광주광역시의사회장
③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⑪ 김양국 울산광역시의사회장
④ 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장              ⑫ 이정열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
⑤ 이승희 제주도의사회장
⑥ 정경호 전라북도의사회장
⑦ 양승덕 충청북도의사회장
⑧ 이길호 경상북도의사회장

■ 이정열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
■ 이정열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에는 연대가 이어진다. 힘들고 아프고 소외된 젊은 동료들의 곁이 되고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사직 전공의를 돕는 마음들은 '위드 닥터'(젊은 동료 의사들과 함께 합니다) 뜻아래 모이고, 그 뜻을 이어주는 패에는 작은 이름이 새겨진다.  

이정열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은 75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취임식을 갖고, 대외적으로 첫 시작을 알렸다.  

"지금 대한민국은 의사 수가 부족한게 아니라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합니다. 의사들은 왜 응급실 뺑뺑이가 생기고, 필수의료 인력과 지역의사가 왜 부족한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전공의 사직으로 시작된 의료 붕괴가 1년을 넘어서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 답답한 마음뿐이다. 그러나 올해도 전공의와 의대생 문제 해결 전에는 다른 곳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한국의료를 되살리기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하나된 목소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필수의료 문제에는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보상과 의료진 면책 법제화, 이 두 가지만 해결해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는 살아납니다."

왜곡된 의료 현실도 짚었다. 의학이 '심평의학', '사법의학', '정치의학'으로 변질되면서 올바른 진료를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공통의 목표를 향한 하나 된 모습도 다짐했다. 의료계가 한 마음으로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위해 함께하다보면 좋을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기대다. 

"의사 모두가 늘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 불합리한 의료체계와 악법들은 없어질 것입니다."

임기 중 역점을 둘 현안은 무엇일까. 

"전공의와 의대생 문제 해결이 가장 크다. 올해에는 다른 사안에 다가설 여력이 없다. 도의사회는 물론 의협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고민하겠다. 이와 함께 회원들에게 직접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민원고충처리 부분을 세밀하게 살피고, 임원 워크숍, 시군의사회·특별분회 대표자 회의 등을 통해 도의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는 의사회보 <더 히어로즈>에도 내실을 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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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 운영은 '함께'에 방점이 찍힌다. 

"강원도에는 18개 시군의사회가 속해 있다. 지리적으로도 가깝지 않고, 연령대도 다양하다. 개원의, 교수, 봉직의, 전공의 등 직역도 세분화돼 있고 각 과별 세부 모임도 많다. 그렇지만 우리는 함께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함께 해야 하는 공감대를 넓혀가겠다. 사직 전공의를 돕는 마음도 '위드 닥터'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함께 하는 연대의 힘이다." 

강원도에는 18개의 시군의사회가 있고 15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한다. 영동·영서로 나뉘어진 지리적 여건이지만 마음만은 떨어져 있지 않다.

"시군의사회·특별분회와 결속력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책을 공유하고, 소통 기회를 늘리고, 지역 및 권역별 의사 모임도 추진한다. 지역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이야기도 듣겠다.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화합은 이뤄질 수 있다."

필수의료에 대한 생각은 단호했다.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지금 일어나는 현상을 제대로 보라는 지적이다. 

"우리 사회는 고난이도 수술을 하는 대학교수들이 왜 개원가로 나와서 일반 진료를 하고 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 분들은 왜 자신의 전공분야를 떠날 수밖에 없었을까.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의료사고의 국가 보상과 의료진에 대한 면책만 법제화 되면 필수의료 문제는 해결된다. 일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얘기다."

의료 악결과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배상금액과 형사처벌까지 더해지는 형국이다.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위험을 수반한다.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악결과라고 해서 고의성을 인정할 수 있을까.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좋지 않다고 형사처벌하고 천문학적인 배상금액을 물리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진료를 할 수 없다. 의료사고 국가 보상과 의료진 면책이 시급하다. 특례나 특혜가 아니다.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살리는 길이다." 

문제는 산적하다. 풀 길도 막막하다. 안갯속을 헤매는 형국이다. 

"의대생·전공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지불제도 개편, 간호법 하위법령 문제, 비급여 관리, 실손보험, 면허취소법, 특사경법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제 앞에 놓여 있다. 앞으로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끌려가지 말고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정책도 우리가 먼저 제안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협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백서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 

그렇지만 암흑 속에서도 작은 빛은 어둠을 내물리고, 우거진 숲에서도 또 다른 길을 찾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우리가 마음을 모으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다.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고 노력을 외면하는 결과도 없다. 우리가 다 같이 한마음으로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길 바랄 뿐이다."

관심과 행동, 응원과 지지가 절실하다. 한국 의료를 지켜내는 일이다. 

"회원들께 부탁드린다. 보건의료 현안에 대한 관심을 갖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한다. 모든 불합리한 법·제도와 압박과 옥죄임으로부터 벗어나려면 함께 행동해야 한다. 서로의 지지와 참여를 통해 한국 의료를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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