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사망 40%가 심혈관질환
체중 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 필요
전세계적으로 당뇨병의 유병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전 인구의 2억 명 이상, 향후 10년 이내에는 전세계 인구 3억 명 이상이 당뇨병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전체 당뇨병 사망의 40%이상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심근 경색 및 뇌경색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료를 보면 연간 95 만 명 이상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것은 약 34초당 1명 꼴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으로 환자들이 생명을 잃고 있다는 것이 된다.
저자 등이 최근 보고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당뇨병과 연관된 사망률이 급증하고 있는데 감염으로 인한 질환사망률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반면 1985년도에는 10.8%에 불과하던 당뇨병 연관 사망률이 2000년도에는 33.7%로 3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10만 명 사망 인구당 약 20명 정도가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체 당뇨병 환자의 40∼50%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을 고려하면, 사망인구 10만 명 당 10명 이상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당뇨병의 진단율이나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진단이 늘어난 것에도 영향이 있겠지만, 특히 최근 20여 년간 한국 사회가 급변하는 사회-환경학적인 변화를 겪었으며, 사람들의 활동 정도(physical activity)의 감소와 서구화된 식습관의 변화로 인한 비만 인구의 증가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당뇨병성 심혈관질환은 질환의 중등도가 심한 반면 전형적인 흉통이 없이 무증상으로 심근경색이 오는 경우도 흔하며 광범위한 혈관에 동맥경화성 병변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혈당 관리가 중요한데 최근 Norfolk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화혈색소 수치 5.0% 이하인 환자군에 비해 당화혈색소 7.0% 이상인 환자 군은 4년간의 추적관찰에서 약 5배의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심지어 정상혈당 범위인 5.5% 환자군도 2배 이상의 질환 위험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대한당뇨병학회나 미국 당뇨병학회가 제시하는 당화혈색소 기준 6.5%, 7.0% 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로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정상인과 같은 정도의 철저한 혈당 관리가 요구됨을 증명한 것이다. 또한 적절한 운동을 통해 신체 활동도를 증가시키고, 체중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의 관리(Life style modification)가 당뇨병 발생을 50% 가까이 예방하였다는 것은 이미 Diabetes Prevention Program에서도 입증된 바가 있다. 그리고 심혈관질환 발생의 또 다른 위험인자인 고혈압 조절을 위하여 혈압을 130/80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 또한 동반되어야 할 원칙이다.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은 떨어지고 중성지방과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서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이 전형적인 당뇨병성 이상지혈증(dyslipidemia)의 특징이다.
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NCEP)에서 권고하는 것처럼 당뇨병은 이미 심혈관질환과 동일한 것으로 분류되어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100mg/dl 이하로, 심혈관질환의 병력이 있는 경우는 70mg/dl 이하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뇨병 및 당뇨병전단계(prediabetes)를 찾아내기 위한 적극적인 선별 검사가 요구된다. 공복혈당장애(IFG)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지만, 혈당 100∼125mg/dl인 환자에서 경구당부하검사(OGTT)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당뇨병이 진단된 환자라면, 적극적인 혈당 조절을 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혈당 조절 목표인 당화혈색소 6.5%이하의 범위로 철저한 조절이 요구된다.
당뇨병과 고혈압/고지혈증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130/80mmHg 이하,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100mg/dl 이하에 도달하도록 식이·운동 및 적절한 약물 요법이 권고된다.
저염분/저콜레스테롤 식이를 비롯한 식이 요법과 적당한 신체활동도를 유지하기 위한 운동, 체중의 관리 및 유지 등의 적극적인 생활 습관 개선이 요구된다.
이홍규 (서울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