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운동 효시·고령자 존엄성 제시…기초의학 교육·연구 내실화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 12월 3일 한국프레스센터서 시상식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초대회장을 맡아 우리나라에서 처음 금연운동을 시작한 김일순 연세대학교 명예교수(87)가 제20회 서재필의학상을 수상했다.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이사장 이왕준)는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0회 서재필의학상 시상식을 열고 김일순 명예교수에게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했다.
서재필기념회는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인 서재필 선생의 애국·애족·애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의학 교육·진료·연구·봉사를 통해 큰 업적을 남긴 의학자를 선정, 서재필의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서재필의학상 수상자인 김일순 명예교수는 1988년 한국금연운동협의회를 발족, 초대회장을 맡아 35년 간 우리나라 금연운동을 이끌었다. 88서울올림픽을 '금연올림픽'으로 치르는 데 일조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의 세계 최초 금연비행기 운항을 이끌어 냈다. 금연헌장을 채택·공포해 열차와 역사는 물론 공공시설에서 금연조치를 시행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한국골든에이지 초대회장을 맡아 고령자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삶의 질과 고령자의 자기 계발을 비롯해 병약자 보호제도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대한기초의학협의회장을 맡아 기초의학 역량을 갖춘 의사 양성 교육을 내실화하고, 기초연구 발전과 기초의학자 권익 보호에 앞장섰다. 대한인체조직은행 이사장·생명포럼 공동대표·대한예방의학회장·한국역학회장·한국건강증진학회장 등을 맡아 의학계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에 헌신했다.
김일순 명예교수는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주임교수·연세의대 학장·보건대학원장·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등을 역임했다.
시상식에서 김일순 명예교수는 "당시 우리나라에 생소하던 예방의학을 전공하며,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이 금연이란 점을 깨닫고 35년간 금연운동에 매진했다"면서 "흡연이 성인 남성에게는 정상적인 행위로 간주되던 시절에서, 금연이 당연시되는 시대로 변모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왕준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 이사장(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서재필 의학상은 의학적·학문적 기여도와 함께 수상자의 삶의 궤적과 사회적 활동 등을 고려하여 수상자를 선정한다"면서 "김일순 교수는 우리나라 예방의학과 역학에 큰 자취를 남겼으며, 금연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과 고령자의 역할 재정립을 실천해 온 참된 시민운동가였고, 기초의학 교육에 대한 혁신적 소신을 실천해 온 의학자로서 서재필 정신에 부합하는 수상자"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금연운동과 골든에이지의 역사를 이끈 분으로만 널리 알려진 김일순 교수는 연세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 재임 당시 환자권리 장전을 제정·공표해 환자 인권존중의 기치를 내건 선구자"라면서 "이번 서재필의학상 수상으로 많은 후학들에게 존경과 새로운 도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는 서재필 박사의 관련 각종 문화사업을 통해 민족선양 및 그의 사상을 구현하기 위해 1995년 설립됐다. 서재필언론문화상·서재필의학상·민족언론인 현창사업·독립신문 연구지원·학술연구 지원·자료 수집 등 서재필 박사의 겨레사랑을 기리는 선양사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