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합니다2] 소통·연대·선명성 갖춘 새 인물 '강희경' 

[지지합니다2] 소통·연대·선명성 갖춘 새 인물 '강희경' 

  • 원진호 원장(충남 보령시·원진호내과의원) wjh66@hanmail.net
  • 승인 2024.12.13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43대 의협회장 선거, 강희경 후보를 지지합니다
원진호 원장(충남 보령시·원진호내과의원)

<알려드립니다>
의협신문은 제43대 의협회장 선거와 관련 각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은 선거운동 기간 중 후보 측으로부터 3회까지 받고 있습니다.

원진호 원장(충남 보령시·원진호내과의원) ⓒ의협신문
원진호 원장(충남 보령시·원진호내과의원) ⓒ의협신문

저는 충남 보령에 개원한 지 23년 차 되는 내과 의사 원진호입니다.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강희경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저는 2000년 전공의 4년 차로 '의약분업 반대투쟁'에 나서기도 했고, 올해 6월 18일 '의사궐기대회' 때에는 일터 문을 닫았습니다. 2005∼2006년에는 의사회 임원으로 지역 보건소와 의사회가 함께하는 시민건강강좌의 실무를 맡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인 2020년에는 지역의사회장으로 동료의사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방역 시책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전국의 동료의사처럼 저도 나름 '먹고사니즘'에 충실한 동시에, 내가 하는 일이 지역 주민의 건강 증진에 일조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불합리한 규제와 간섭에 불만이 있더라도 민초 개원의로서 사명과 일상을 포기할 순 없지요.

다만, 한국 의료의 개혁과제는 우리의 대변자인 의협이 제대로 잘해줄 거라 믿었습니다. 의협 회비를 꾸준히 냈고, 의협회장 선거 때도 꼬박꼬박 참여했습니다. 전문가 단체로서, 의사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서, 기왕이면 통 크고 멋있게 회무를 집행하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동시에 정부도 막연하게 믿었습니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K-의료를 제도와 정책으로 지탱하는 축들이니까요.

그런 일상은 정부의 '2000명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와 함께 무너졌습니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업 포기를 선언했고, 동료의사들의 저항이 10개월을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이필수 회장은 사퇴했고, 뒤를 이은 임현택 회장은 막말과 실언 논란 등으로 탄핵당하였습니다. 힘 하나 보태는 심정으로 집회에 열심히 참석해 보아도 분노의 언어에는 공허만이 느껴졌습니다. 투쟁의 중심이 되어야 할 의협이 표류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민초 개원의는 대응은 못 하나 반응은 합니다. '어찌할까?  어쩌냐!' 하면서 말입니다. 

분명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와 정권에 있습니다.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을 떠올려봅니다. 우리의 분노는 정부가 의사를 의료 개혁의 '동반자'가 아닌 '개혁대상'으로만 보았던 것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태도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K-의료의 허리를 지탱하는 의사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지금의 '질 좋고 싼 한국 의료'를 떠메고 있는 이들은 누구인가요? 필수의료의 몰락은 저수가와 적대적인 의료소송과 범죄화에 따른 젊은 의사의 수련 기피가 주원인입니다. 힘들지만 대우해주고, 불가항력에 좌절할 때 격려해 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면 젊은 의사들은 필수의료를 반드시 담당할 것입니다. 

지역의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대도시 아동병원이나 젊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 아이를 어린이집 보내기 전에 진료받으려고 일찍 몰리는 지역에나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이 있지, 보령에는 이런 현상이 없습니다. 보령은 응급환자 발생 시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이렇듯 지역마다 의료 현안이 다릅니다. 지자체와 지역 의료계가 거버넌스를 갖추고 합리적으로 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중심을 잡아주고 대안을 제시하며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할 의협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응급의학과 젊은 의사 54인이 지은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을 읽었는데, 제 가슴에 와 닿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바라본 의료 체계의 위기는 분명하다. 필수의료의 인력과 규모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수술할 외과 의사가 없어 암보다도 범 복막염으로 죽을 날이 머지않았다." 
저도 의사가 아닌 환자로 병의원에 찾을 나이가 되었습니다. 두려움이 몰려옵니다. 앞으로 우리가 제대로 된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말입니다. 

앞으로 의협선거가 다가옵니다. 우리는 비상계엄 포고령 1호에 언급되었듯이 '처단되어야' 할 존재이었습니다. 이런 협박과 위협에 함께 맞서 싸울 조직이 절실합니다. 다들 의협의 무기력과 무능함에 실망하지만, 믿을 것은 또 의협밖에 없습니다. 저는 냉소보다 참여와 희망의 힘을 믿습니다. 

위중한 시기를 맞이해 새로 조직될 의협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낡은 방식이 아닌 새로운 인물과 정책, 선명성이 필요합니다. 소통과 연대, 그리고 경청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미덕을 두루 갖춘 후보가 바로 강희경 후보입니다. 

첫째, 강희경 후보는 합리적이며 소통할 줄 아는 후보입니다. 강희경 후보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대비대위) 위원장을 맡는 동안 중요한 의사결정에 구성원의 의견을 묻고, 토의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위기의 순간에는 기꺼이 구성원에게 재신임을 물었으며, 독단적인 결정이 아닌 민주적인 결정을 존중하였습니다.

둘째, 강희경 후보는 함께 투쟁할 줄 아는 후보입니다. 윤석열 정권의 '12·3 계엄' 후 강희경 후보는 12월 6일 648명의 서울의대 교수를 규합하여 "대통령은 당장 물러나라!"라는 선명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셋째, 강희경 후보는 보건의료정책에 진심입니다. '국가보건의료계획과 시스템 개선'에 강한 의지와 구체적 실천 방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의협 내 국가보건의료계획개발원(가칭)' 설치, 의학정보원 설립, 의료정책연구원 강화, 정부기관과의 회의 생중계 및 녹화를 통한 투명성 확보를 약속했습니다. 

넷째, 강희경 후보는 모두를 위한 의협을 만들고자 합니다. 의협을 개원의·봉직의·대학교수·전공의 등 각 직역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대의 체계로 개선하여 전체 회원의 의사가 협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되도록 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목소리 큰 소수가 독점하고 다수는 방관하는 구조가 아닌, 합리적이고 평범한 이들이 참여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이런 운영체계는 반드시 의협을 힘 있는 존재로 만들어 낼 것입니다.

위의 이유로 저는 강희경 후보를 지지합니다. 처음이라 미숙한 점이 있을 것입니다. 교수 출신이라 불안함이 있을 것입니다. 평생 진료만 하다 투쟁에 나서 처음 겪은 서울대 비대위에서 실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강희경 후보는 합리적이며, 진정으로 함께 투쟁할 줄 알며, 보건의료정책에 진심이고, 모두를 위한 의협을 만들고자 하는 후보입니다.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위해, 젊은 의사를 지키기 위해, 지금의 총체적 난국을 헤쳐나갈 최선의 후보입니다. 강희경 후보에게 동료 의사 선생님들의 지지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에 나온 문장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의사는 병만을 잘 고치는 데 만족하면 안 된다. 병을 넘어서 환자를 볼 줄 알아야 하고, 더 나아가 사회, 국가에 공헌할 수 있으면 좋겠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