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부족? 과잉? '근무일수' 의사추계 중요 변수

의사 수 부족? 과잉? '근무일수' 의사추계 중요 변수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5.03.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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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일이면 '부족' 289.5일이면 크게 '과잉'...적정 근무일수 쟁점
서울의대교수 비대위 연구공모 결과서 재확인...의료발전율 의사 감축 요인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 ⓒ의협신문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주최한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 ⓒ의협신문

의사의 연 근무일수가 적정 의사인력 추계의 중요변수라는 것이 또 한 번 확인됐으며, 연 의료발전율을 어느 정도 적용할 것인지도 주요 변수로 나타났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교수 비대위)가 주최한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에서 발표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서울의대·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등의 연구논문들을 통해 이같이 밝혀졌다. 

세 논문 모두 의사의 근무일수를 연 265일로 적용하면 단기적으로 필요 의사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사의 실제 근무일수인 289.5일을 적용하면 2035년 1만 1000명까지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현재 의사 활동 의사 수를 1만 2000명으로 가정하고 연 의료(의학) 발전 비율을 0.5%를 적용하면 연 600명의 의사 수 감축 요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발전 즉 의료시스템 개혁 적용하면 수용 공급 불일치가 줄어들어 필요 의사 수가 줄어든다는 것.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하면서 지난 27년간 의사 수가 늘지 않았다는 주장이 허구임도 드러났다. 세 논문 모두 공급추계에서 의대정원 증원 없이도 의사 수가 증가하는 패턴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즉 연간 3000여 명의 의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료계의 주장이 옳았음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근무일수 289.5일 적용 시 2035년 의사 1만 1000명 과잉

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 ⓒ의협신문
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 ⓒ의협신문

먼저 문석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이 발표한 논문은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의사협회 등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공급과 수요를 추정했다. 공급 추정에는 유입-유출 방법을 사용했으며, 국가건강검진 합격률, 임상의 진찰률, 사망률, 해외이주율도 고려했다. 미래 의료이용 수요 추정을 위해 2022년 성별 및 연령대별 1인당 의료이용을 계산하고, 장래인구추계 결과를 적용했다. 

특히 조사된 근무일수는 265일, 275일, 285일, 289.5일이었다. 

각 근무일수를 적용해 필요 의사 수를 추계한 결과, 정부가 2035년에 의사가 1만 명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근무 일수를 265일로 적용해 실제 근무 일수보다 과소평가한 것을 확인했다. 

실제 근무 일수인 289.5일을 적용하면 2035년에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3000명 과잉공급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부 계획대로 5년간 의대생이 늘어나고 국민의 의료이용 행태와 의사의 근무일수를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면 2035년에는 무려 1만 1000명이 과잉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문석균 부원장은 "의료전문가들은 의과대학 입학정원의 급격한 증가는 쏠림현상을 심화시키고,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키며, 의료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의료인력 수급에 대한 합리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의료 제공자와 관련 단체와의 논의를 통해 미래 의료 환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의사 수 단순 확대 강행보다 정교한 정책 접근 필요"

임유나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객원 연구원이 발표한 논문의 의사 수 추계 결과에 따르면 중위 추계 및 265일 근무일 기준으로 2025년 4973명의 의사 부족에서 시작해 2030년 9063명, 2040년 2만 1345명으로 증가하다가 2050년에 2만 8664명으로 최대 부족을 기록한 후, 2060년에는 17만 843명으로 부족 규모가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6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매년 1500명 증원하면 2050년에는 5612명으로 부족 규모가 감소하고, 2060년에는 1만 7064명 공급 초과로 전환된다. 

임유나 연구원은 "현재 의사인력 증원 논의는 단순한 공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연구에서 제시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하면 더 정교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지불제도 개편 및 인센티브 제공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의료발전율 0.5% 적용하면 2037년까지 의사 부족하지 않아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가 발표한 논문은 의사 근무일 수 265일과 의료발전율 0.5%를 반영했는데, 그 결과 지금부터 2037년까지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추계다. 

이어 의사 수 추계에서 의료발전율 적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많은 연구자들이 내가 적용한 의료발전율 과소하다고 지적했다"면서 "2037년에 의사의 수요 공급이 일치하는 것으로 났기 때문에 이후에도 의사를 감축하지 않으면 남아도는 의사들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의사 수는 이전 의대정원 증원으로 지난 10년간 약 3만 명의 의사 증가했고, 고령의사 은퇴율이 낮아 이전보다 굉장히 증가 폭도 크다"고 전제한 홍윤철 교수는 "적정 의사 수 추계는 당연히 과학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넘어 합리적 추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과학적 추계를 토대로 추계 결과에 도달하는 타당한 방법을 찾아야 하고 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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