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사회, 25일 대의원 총회 개최...의료사태 해법 고민
최정섭 회장 "의대생 합당한 명분으로 복귀할 수 있게 지혜 모아야"

지역 의사회원들이 모여 안부와 인사를 묻고, 서로를 응원하던 축제의 장. 그러나 올해 지역의사회 정기대의원 총회는 시종 무거운 분위기로 치러지고 있다. 의료사태에 따른 충격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광주광역시의사회는 25일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제39차 정기대의원 총회를 열었다.
분위기는 무거웠다.
조승열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의 의장은 "봄이 왔지만 의료계에는 여전히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며 "병원은 그 기능을 잃어가고 있고, 전공의는 여전히 돌아갈 곳이 없으며 의대생은 유급과 제적이라는 천길 낭떠러지 앞에 서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실효성 없이 누더기로 전락한 의대정원 추계위법, 의료계 없이 이어지고 있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개혁과제 발표 등도 문제로 지적한 조 의장은 "전형적인 탁생행정으로 의료계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계와의 약속을 휴지통으로 내던졌다"면서 "정부는 무엇이 국민을 살리고 붕괴 초읽기에 들어간 한국의료를 살리는 길인지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섭 광주광역시의사회장 또한 "정부의 오판에 따른 의료농단으로 지역의료 붕괴와 필수의료 몰락이 가속화되었다"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투쟁을 바라보며 부끄러운 선배의사로서 존경을 표한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다만 최 회장은 정부의 3월 복귀 요구로 의대생들의 앞날이 풍전등화에 놓였다고 우려하면서, 젊은 의사들이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물론 정부 당국자의 진심어린 사화를 받아야 한다"고 전제한 최 회장은 "투쟁의 장기화로 의대생들이 과거 삼별초와 같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이제 잠시 숨을 고르고 휴전해 전열을 정비하여 다음을 대비해야 한다. 가장 약자이며 희생자인 의대생들의 합당한 명분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의료계가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장을 찾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정부는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의료계가 물러설 수 없는 이유는 지금 옳지 않은 일은 앞으로도 옳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 누군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많은 회원들의 기대를 안고 출범한 집행부인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광주광역시의사회는 이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미래세대에 올바른 의료체계를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무책임한 의대증원은 의료의 질 저하, 의료비 상승 및 건강보험재정 악화, 기존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최악의 정책"이라며 "즉시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진료와 무관한 모든 범죄에 대해서도 의사면허를 취소하겠다는 것은 과도하고 차별적인 규제법안"이라며, 이의 폐지도 요구했다.
또 "능력있는 의료진들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현장을 지킬 수 있도록 의료사고처리법의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고 "한의사의 불법적이고 부적절한 진단용 X-ray 사용 시대를 규탄하고, 국민 건강보호를 위한 의료법 체계를 엄격히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시의사회 대의원들은 2025년 예산안을 원안대로 승인했으며 ▲의대정원 확대 반대 ▲의료수가 정상화 ▲의료사고처리법 제정 ▲진찰료 처방료 분리 및 진찰료 현실화 ▲의료전달체계 확립 ▲한의사들의 의료 침탈행위 근절 ▲사무장병원 근절 ▲보건부 독립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대상을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 등을 의협 정기총회 건의안건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