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 정원, 국시 합격 후 10년 의무 복무...의료계 반대, 입법 추진 갈등 예상
군의관을 국가가 직접 교육·배출토록 하는 내용의 국방의학원 설립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 시행되면 의과대학 입학 정원이 현재보다 40명 늘어나게 된다.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박 진 의원(외교통상위원회)은 '국방의학원 설립에 관한 제정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법안은 박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국방의학원법' 내용의 일부를 수정·보완한 것으로, 큰 줄기에는 변동이 없다.
법안은 국가가 국방의학원을 특수법인 형태로 설립·운영토록 하고, 의학원의 정원은 군의관 40명·공보의 60명으로 학년당 100명으로 규정했다.
국방의학원 지원 자격은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사람과 여성은 27세,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은 29세 미만의 학사학위 소지자로 제한했다.
의학원의 학위과정을 이수하고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 의사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중위로 임용돼 군 의료기관 및 공공 보건의료기관에서 전공의 교육수련을 받게 된다. 학위과정을 이수했으나 의사 국가시험에 불합격한 사람은 소위로 임용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의학원에서 근무한다.
10년간 의무 복무...실효성 의심
의학원생은 군 의료기관 및 공공 보건의료기관 종사를 조건으로 국가에서 학비 등을 지원받으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 없이 학비등의 지원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지원받은 학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해야 한다.
의학원의 의학석사 과정을 졸업하여 의사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국방부 장관과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지정하는 군 의료기관 및 공공 보건의료기관에 10년간 복무해야 한다. 전공의 교육수련의 과정은 복무기간에서 제외된다.
국방의학원 설립 및 운영 주체는 국방부가 주관하고 복지부가 협력하며, 소요비용은 약 650~700억원으로 추계됐다.
또 의학원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부설기관으로 국방의료원 및 국방의학연구원을 두도록 했으며, 국방의료원 이외에 국립암센터·국립재활원·국립정신병원을 수련병원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을 교육협력 기관으로 지정토록 했다.
의협 '반대' 입장 고수...법안 심의 난항 예고
대한의사협회는 이미 국방의학원 설립 반대를 위한 태스크포스(위원장 이윤성 부회장)를 구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만호 의협회장은 지난달 박 진 의원을 직접 방문, 별도의 군의료 인력을 배출하는 방안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경 회장은 "군복무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10년간의 의무복무 이행을 거부하는 사태가 속출할 것이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도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특히 군 의료인력 배출 기관을 신설하는 것 보다는 기존 의과대학의 정원 일부를 장학생으로 할당해 정부가 지원토록 하는 '국가 장학생' 제도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의협은 물론 전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대한전공의협의회·대한공보의협의회·전국의대교수협의회·의대학장협의회·한국의학교육협의회 등이 의협을 중심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국방의학원 설립 법안의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