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는데…" 인술과 사랑의 겸손

"저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는데…" 인술과 사랑의 겸손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4.0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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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보령의료봉사상, 최일영 한양의대 명예교수 대상 "85세의 행복, 인생 황금기 맞아"
임현석·최영단 부부, 윤호일 활동가, 고용곤 병원장 본상…의협신문 창간 57주년 기념식도 성료

ⓒ의협신문
제40회 보령의료봉사상 시상식과 의협신문 창간 57주년 기념식이 3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시상식·기념식 현장[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올해로 제40회를 맞는 보령의료봉사상이 국내외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헌신해 온 의료인들에게 수여됐다. 85세 나이로 수십년간 봉사를 실천해 온 최일영 한양의대 명예교수(인곡자애병원 내과, 충북 음성 소재)가 대상을 수상했다.

제40회 보령의료봉사상 시상식이 2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보령의료봉사상은 1985년 의협신문(당시 의협신보)과 주식회사 보령이 함께 제정한 상이다. 숨은 곳에서 의료봉사를 펼치며 사회의 귀감이 되는 의료인과 의료단체를 발굴하고 공적을 기린다. 시상식과 함께 의협신문 창간 57주년 기념식도 열렸다. 

이날 수상자들은 하나같이 "저는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시다"며 "앞으로 좋은 일에 더욱 힘쓰라는 의미로 알고 더 노력하겠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대상 수상자인 최일영 교수는 한양대병원에서 혈액종양내과 진료를 하다 2005년 정년퇴임했다. 닷새 만에 음성꽃동네 인곡자애병원의 내과 과장으로서 무보수 진료를 시작했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의 음성꽃동네는 2000여명의 장애인, 노숙인, 독거노인, 보호대상아동 등 소외된 이웃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올해로 85세를 맞은 최일영 교수는 "지금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나이가 있으니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감이 충만한데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나"라며 "환자들이 내 손을 잡고 웃을 때나 고맙다고 인사해주실 때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대해주시고 매사 감사함을 표현하는 꽃동네 분들을 볼 때면 더 열심히 봉사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한다"며 "한 사람도 버려지지 않고 소외되지 않는 세상에서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해 드리고 싶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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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운데) 최일영 한양의대 명예교수는 수십년간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인술을 펼쳐 제40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 왼쪽)이정근 대한의사협회장 직무대행과 (사진 오른쪽)장두현 주식회사 보령 대표이사가 상을 수여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베데스다 메디컬센터'를 세운 임현석 원장·최영단 과장 부부는 본상을 수상했다. 2000년 부부가 함께 우간다로 건너가 센터를 세우고 23년간 헌신하고 있다. 

임현석 원장은 어릴 적부터 슈바이처처럼 아프리카에서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는 꿈을 이어왔다. 최영단 과장은 한국에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지만 우간다에서 백내장·녹내장으로 실명하는 환자들을 보고 현지에서 안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이들 부부는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우간다였던 것뿐"이라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환자들을 섬기고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본상을 수상한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관절 척추 전문의로서 2003년 개원 이래 21년간 국내외 해외 의료취약지역을 찾아가 봉사를 펼쳤다. 2013년부터 100명이 넘는 환자들이 고용곤 병원장의 인공관절 수술 후원으로 새 삶을 살고 있다. 네팔 히말라야 인근에서 관절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찾아가 치료하고 산악지역 구급차를 기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동대문구와 1년간 업무협약을 맺고 관내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에게 관절질환 수술, 입원진료비, 수술 전 외래진료비 등을 무상지원하고 있다. 고용곤 병원장은 "형편이 어려운 분들일수록 관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도울 방법을 고민했다. 환자들 덕에 병원이 성장했으니 받은 걸 그렇게라도 돌려드리는 게 옳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윤호일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도 본상을 수상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쟁, 전염병, 자연재해 등 생존 위협에 직면한 사람들의 구호 활동을 펼치는 국제비정부기구다. 윤호일 활동가는 의대생·전공의 시절부터 의료봉사에 나섰다. 2002년부터는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시작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이어 현재는 차드에서 중증 소아환자를 돌보고 있다.

윤호일 활동가는 "활동을 하면서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많은 감정과 훨씬 큰 행복감을 느낀다. 환자들이 전적으로 신뢰해 주시는 덕에 의사로서도 더 좋은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노력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의협신문
제40회 보령의료봉사상 수상자들. (사진 왼쪽부터) 이정근 대한의사협회장 직무대행, 최일영 한양의대 명예교수(인곡자애병원 내과 과장), 임현석 우간다 베데스 메디컬센터 원장,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 윤호일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 장두현 주식회사 보령 대표이사.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한편 이날 의협신문 창간 57주년을 기념한 '올해의 의협신문인' 상은 홍완기 기자에게 주어졌다.

의협신문 표창패는 이승우 의협 총무국 홍보팀 과장에게 돌아갔다. 신대성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홍보팀장, 이성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홍보팀장, 박미순 강동경희대병원 홍보팀장, 정찬웅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홍보팀장이 감사패를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이정근 의협회장 직무대행은 "선배 의사들이 지나온 인술의 길을 후배들이 이어 나가고 있다. 수상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또 "의협신문은 반세기 넘는 전통의 보건의료분야 전문언론으로서 앞으로도 맡은 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창간 57주년을 축하했다.

장두현 주식회사 보령 대표이사도 함께 자리했다. 장두현 대표이사는 "보령의료봉사상은 올해로 총 365명 수상자들과 인연을 맺으며 대한민국의 가장 권위 있는 의료봉사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인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기업이 되겠다는 보령의 기치를 되새기며, 참된 의료인상을 조명하고 인술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일조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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