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치권·선배의사들, '전공의와 의대생'에 사과해야
정부·정치권 소통 강화위해 의협 대관업무 강화 요구도

"의협 새 집행부는 의정갈등 해결에 집중하고 결정을 할 때는 숙의 과정을 거친 후 빠른 결단을 해야한다. 결정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전 회원 투표도 진행해야 한다."

민복기 대구광역시의사회장은 최근 [의협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장기화된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맞서기 위해 학교와 병원을 떠난 의대생과 전공의들에게 선배의사로서 사과와 함께 존경·지지의 뜻을 전한 민복기 회장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의 문제점이 많다는 점에 공감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논의을 통해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의평원 독립성 확보,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전문성 및 독립성 확보, 업무개시명령 철회, 전공의 수련특례법 등을 요구했다.

대구광역시의사회는 지난 1년간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현장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에는 의정갈등 해결과 왜곡된 여론을 바로잡기 위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새로운 감염병 예방과 대응을 위해 세계 각국 의료계와의 학술교류사업과 해외의료봉사 등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의사회 회무를 시작한지 1년됐다. 지난 1년의 회무를 평가한다면?

의정 갈등으로 여러가지 활동에 어려움이 많은 한 해 였다. 하지만, 15대 집행부는 대학병원과 병·의원, 전공의 회원 등 다양한 대표자 50여 명으로 구성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적극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의대생과 전공의 후배들이 상임이사회, 청년 의사위원회의 참여를 높였다.

언론, 시민단체, 여야 국회, 해외의료진 등 많은 간담회를 통해 우리 의사회가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현장과 소통하는 방식이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올해 의사회의 주요 회무 계획과 실행방안은?

우선, 의료대란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고 시민 불편함을 없애야 한다. 대구시의사회 사회공헌사업단이 출범하였기 때문에 국내외 다양한 의료봉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홍보본부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 4개 일간지에 매주 또는 매달 대구시의사회의 의료 칼럼을 기고하고, 각 방송국과 신문사의 시청자 위원장과 독자 위원으로 참여해 공중파 방송과 신문에서 왜곡된 여론을 바로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광역시의사회가 기고한 언론 칼럼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하는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의정갈등 해결과 여론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의료계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이외에도 코로나 19 위기 대응 때 도움줬던 세계 각국 의료계와 학술교류사업과 해외의료봉사 등을 강화할 것이다. 대구시와 선제적으로 새로운 감염병 예방과 대응을 하고있다.

새 집행부 출범 후 두 달의 시간이 지났다. 새 의협 집행부에 바라는 점은?

의정갈등 해결에 집중하고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숙의 과정을 거친 후 빠른 결단을 해야한다. 결정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전 회원 투표도 필요할 것이다.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현장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료계와 정부, 여야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지속적인 대관업무를 맡은 대외협력팀을 더욱더 강화해야한다. 아울러, 헌정회 전직 국회의원 의료계 선배들과 포럼을 구성해 그들의 폭넓은 경륜과 높은 지혜를 의협 집행부가 자문받아서 정무적인 현명한 판단을 해나가야 한다.

의정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다. 현 의료사태를 어떻게 풀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정부가 문제점이 많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의 전면적인 수정을 의협과 논의해야한다. 의평원의 독립성, 의료인력 수급 추계 위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 업무개시 명령 철회, 전공의 처우개선 등 수련 특례법 등 문제점이 많은 법안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수정해 나가야 한다.

또, 2026·2027년 최소 2년 이상 의대 정원을 동결한 후 충분히 논의 시간을 가지고 의료인력 수급 추계를 해야 할 것이다. 결국, 정부가 국민과 의료계가 이해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의 확립을 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20년 2·3월 코로나 19초기 위기 대응 때를 기억해보자. 의료진, 공무원의 헌신, 대구과 경북 시·도민의 자발적 사회적 거리 두기, 많은 자원봉사 참여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했다.

앞으로도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국민과 의료계가 한 목소리를 내어 정부가 빨리 제대로 된 정책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공의, 의대생에게는 의료대란 현실이 1년간 지속된 것에 선배 의료진과 정치인들이 깊이 사과를 해야한다.

특히 정치권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분야에서는 당리당략보다 국민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후배 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용기 있는 행동에 깊은 존경과 지지를 표한다.

현재 의료계의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지만, 여러분의 목소리가 있었기에 사회는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보여준 헌신과 열정, 여러분의 빈자리는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으며, 의료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국민과 환자 곁을 지켜야 하니 신념과 용기를 잃지말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선배 의사들은 항상 함께할 것이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미래를 응원하고 지지할 것을 약속드린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1년은 의료계에 전례 없는 어려움이 닥친 시기였지만 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협력 덕분에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 수 있었다.

보여주기식 행사는 지양하고, 실속있는 회무를 추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갈수록 심해지는 잘못된 의료정책이나 의료법안에 대해서는 의협과 공조해 강력히 대처하고 항상 회원들과 소통하는 열린 의사회를 목표로 회원의 권익 보호와 회원 상호 간의 친목 도모와 화합에 최선을 다하겠다.

의사들의 진료권을 확보하고, 의사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 의사회에 힘과 지혜를 모아주길 바라며,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박승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