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cet' 병명 개정과정 소개…권준수 서울의대 교수 "의학·사회적 의미 커"
정신분열병으로 불린 조현병은 병명으로 인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이 두려워 환자들이 진료를 꺼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대한조현병학회(옛 대한정신분열병학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007년부터 병명 개정작업에 착수, 환자단체와 함께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공청회를 거쳐 지난 2011년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조현병'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짓게 됐다.
조현(調絃)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라는 뜻으로 병으로 인한 정신의 부조화를 치료를 통해 조화롭게 하면 좋은 소리를 내는 현악기 처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뇌신경망의 이상에서 발병하는 조현병의 특성상 뇌신경망이 느슨하거나 단단하지 않고 적절하게 조율해야 한다는 뜻도 담겨 있어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에서 비롯된 편견을 바로잡고 인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준수 교수(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한국의 조현병 병명 개정은 세계 의학계에서 의학적·사회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세계적인 학술지인 Lancet을 통해 전세계에 소개됨으로서 향후 'schizophrenia'라는 영문 병명 개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