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박민수·국힘 권성동 '하루 차' 대화 요청
여당, 전공의 병역 특례법 검토…의·당·정 협의체 재가동 예고
장기화하는 의료사태 속 김택우 신임 회장이 대한의사협회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되면서, 당·정 차원의 대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여당에서는 잠정 중단됐던 의·당·정 협의체 재가동을 예고했다.
먼저 대화를 청한 곳은 보건복지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신임회장 선출 다음날이었던 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조속히 의정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박민수 차관은 "국민들, 특히 환자와 그 가족들은 하루빨리 의료체계가 정상화되길 바라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도 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의협 집행부를 향해 대화 물꼬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대화 요청' 바통은 여당에서 이어받았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택우 신임 회장 선출 사실을 직접 언급하면서 "정부와 의협 등 의사 단체와 머리 맞대고 실질적 해결책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미 (의료단체)두 개 단체 대표를 만났다. 새로 취임한 김택우 의협 회장과도 통화해서 빨리 만나서 대화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의료사태 속 정부와 여당에서 의협 수장 교체를 계기로, 의료계와의 대화 기회를 엿보고 있는 모양새다.
권 대표는 이날 여의정 협의체 재개와 함께 사직전공의 병역법 특례 검토를 언급했다.
의·당·정 협의체의 경우, 작년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참여했는데 출범 20일만 참여 중단을 택하면서 잠정 중단됐다.
병역법 특례의 경우, 사직전공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제도적 장애물을 제거한다는 목적이다.
현행제도에서 전공의는 수련 중단 후 1년 이내에 동일 진료과·동일병원에 지원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유예하고, 수련 중단 시 군 요원으로 선발·징집하게 돼 있는 병역 시행령 규정도 특례를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일단 전공의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해놓고 대화해야 좀 더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정부에 (특례 조항을) 요청했다"며 "정부에서도 아마 당에서 요청한만큼 긍정 검토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당·정 차원의 러브콜에도, 의·당·정 차원의 대화 자리는 빠른 시일 내 마련되기 어려워 보인다. 의료계는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
김택우 회장은 8일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 그 변화에 따라 의료계도 내부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2025년도 교육 문제를 정부가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플랜이 나오지 않는 이상 2026년도를 논의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것이 의료계의 일관된 요구사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