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 5명, 여성의사에게 한 약속은?

의협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 5명, 여성의사에게 한 약속은?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3.0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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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사회, 42대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 개최
여성의사 대의원 비율 확대 공통 의견…방법은 제각각

한국여자의사회는 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후보자 <span class='searchWord'>합동토론회</span>를 열었다. ⓒ의협신문
한국여자의사회는 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열었다.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임원, 대의원 중 여성의사 비율을 높이겠습니다."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나선 다섯명의 후보가 정견발표회 이후 처음으로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여자의사회가 주최한 토론회인 만큼 모든 후보가 의협에서 여성의사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자의사회는 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열었다. 지난달 27일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정견발표회 이후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자 5명이 모두 참석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지난 3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와 바른의료연구소가 주관한 첫 합동토론회에서는 박명하(기호 1번) 임현택(기호 3번) 후보가 불참, 반쪽 토론회로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여자의사회 주관 합동토론회는 각 후보별 정견발표, 공통질의, 개별질의 순으로 이뤄졌다.

의협 회장 선거에 나선 5명의 후보는 지난달 27일 정견발표회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두 모였다. ⓒ의협신문
의협 회장 선거에 나선 5명의 후보는 지난달 27일 정견발표회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두 모였다. ⓒ의협신문

[의협신문]은 여자의사회가 각 후보에게 던진 질문과 이에 대한 후보들의 의견을 정리했다.

■공통질의

의협은 전체 회원 중 여의사 비율이 약 3분의 1이지만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여의사는 소수다. 여성 회원의 회무 참여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박명하 후보(기호 1번) 반장부터 지역의사회장 등 다양한 보직을 맡으면서 같이 일했던 동료 여의사에게 배우고 존경했다. 의협 회장이 된다면 이들을 당연히 (임원으로) 뽑고 같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 얼마를 뽑겠다 이런 말을 함부로 하지는 못할 것 같다. 훌륭한 사람을 모시는게 의협 회장의 책무다. 41대 집행부 임원 중 여성 숫자 보다는 더 많이 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상황 판단을 하고 있다.

주수호 후보(기호 2번) 여의사회가 여전히 이런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 대의원회는 의협 회장이 몇명 뽑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시도의사회나 산하단체 회장들에게 여의사 비율이 늘고 활동 여의사도 많으니까 활동기회를 많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더라도 활동적이고 능력있는 여성이 너무 많아서 걱정하지 않아도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현택 후보(기호 3번) 여성 참여는 필수다. 여성의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이겠다. 여자의사회에서 좋은 안을 주면 경청해서 분명히 반영하겠다. 대의원 비율도 지금보다 더 높여 절반은 돼야 하지 않겠나 한다. 여성 젊은의사가 대의원회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대의원회 자체가 재미없는 모임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모임 자체가 지금보다 재미있어 져야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여성의사, 젊은의사, 선배의사 등 의사들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박인숙 후보(기호 4번) 현재 전체 의사 중 여의사 비율이 30%니 대의원회에서 여성 비율도 거기에 비례해야 한다. 

박 후보는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여성의사의 참여율에 대한 중요성은 늘 이야기해왔다는 이유로 공통질의에 대한 답변을 짧게 했다. 

정운용 후보(기호 5번) 지난해 10월부터 의협 회장 선거를 준비했다. 300명 넘는 사람들을 만나며 토론하면서 의협이 뭐하는지 모르겠다, 성범죄 등에 대한 반응이 한두발씩 늦다 등의 반응이 많았다. 단기적으로는 대의원회에서 여성할당제를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당장 40%를 목표로하고 장기적으로는 반반이 돼야 한다. 더불어 의협이 여성회원 모성보호도 앞장설 것이다.

ⓒ의협신문
왼쪽부터 박명하 후보(기호 1번), 주수호 후보(기호 2번), 임현택 후보(기호 3번), 박인숙 후보(기호 4번), 정운용 후보(기호 5번). ⓒ의협신문

■개별 질의

(to 기호 1번 박명하 후보) 그동안 의협 회장을 제외하고 의료계 주요 보직을 맡아 왔다. 지금의 참혹한 상황이 초래되기까지 의협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주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리더로서 죄송하다. 회장을 포함한 집행부의 올바른 판단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대의원회 수임사항이라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도 문제다. 기득권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홍보전도 아쉽다. 정치력을 발휘할 시점을 놓쳤다. 사심 없고 올바른 판단력을 가진 리더가 중요하다.

(to 기호 2번 주수호 후보) 제35대 의협 회장을 지냈던 2007년에는 회원들의 힘을 모으지 못했다. 이번에 회장이 되면 어떻게 회원을 결속시킬 계획인가

2007년에는 40대 후반이이었다. 당시 선배들이 회장 도전을 많이 말렸다. 경력부터 쌓으라고 했다. 회장만 된다고 무조건 리더십이 확보되는 게 아니다. 전공의부터 동료, 선배, 원로들까지 때로는 아우를 수 있고 때로는 카리스마로 끌고 갈 수 있는 회장이 돼야 한다. 이제 그정도 위치는 됐다고 생각해서 다시 나왔다. 리더십을 확보한 다음에는 의사들이 나아가야 할 장기적인 비전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의견수렴 이후 목표를 갖고 의사를 단결시켜야 한다. 의사들의 중지를 모아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의사들을 하나로 뭉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to 기호 3번 임현택 후보) 소아청소년과는 붕괴된 필수의료의 대표적인 과로 의대정원 증원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힘써온 방법을 계속하는 것이 필수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소청과 의사회장직을 지난 2월로 다섯번째 맡고 있다. 98.4%의 지지율로 회장에 다시 뽑혔다.  회원들이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 일을 잘했다고 나름대로 생각한다. 소청과 회원들은 제가 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소청과 붕괴가 그나마 늦어졌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대유행 때 중수본에 RAT 확진검사로 쓸만하다는 증거를 제시해 수가를 잘 받았다. 쉬운 일이 아니었고 총리실까지 올라가서 결정됐다. 그럼에도 소청과 붕괴는 막을 수 없고 소청과의사회장이라는 직함으로는 절대 막을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모든 진료과가 겪고 있는 저수가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체 의사들의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청과 의사들이 강력하게 지지하고 잘한다고 박수 쳐줬던 것처럼 의협에서도 잘할 자신이 있다. 의료계 전체에 해묵은 문제들이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 수면위로 올라온 상태다. 의협 회장에 당선되면 그동안 의사들이 억울하게 당해온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서 힘쓰겠다.

(to 기호 4번 박인숙 후보) 현재 정부와 여당은 의사를 범죄 집단으로 몰며 초법적인 겁박을 계속하고 있다. 회장이 된다면 4월 총선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4월 총선 너무 중요하다. 모든 게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비례와 지역구에 전략적 투표를 해야 한다. 현재 모든 정치세력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국민으로부터 질타 받으며 압도적인 왕따고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들을 위한 당을 만들 필요가 있다. 다음 4년을 위해서 앞으로 자라나는, 젊은 의사를 위해서도 정치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국회에 16개의 위원회가 있는데, 위원회마다 의사가 다 있어야 한다. 의사가 모두 각 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원회마다 여야 국회의원 한두명은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to 기호 5번 정운용 후보) 모든 병원에 의사 노조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의협은 모든 직역의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다. 의협이 주관해 병원별 노조를 만든다면 의협과 노조, 또 대한병원협회와의 관계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노동자에 가장 근접한 직역은 전공의들이다. 전공의특별법으로 전공의 근로시간이 주당 88시간이 됐다. 우리때보다 훨씬 적지만 그때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전임의, 젊은강사들이 이외의 시간을 메우고 있는데 전임의는 장기적으로 전공의에 준해서 노동시간 강제를 받아야 한다. 노조는 노동요건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과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개별 병원 노조와 상위노조에 가입하면 전체 노조의 대표가 되는 것이고 사용자는 병원협회다. 상위노조가 병협에 단체협상을 요청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봉직의들은 병협과 맺은 단체협약에다 개별계약 관계를 가지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모성보호를 위한 장치도 마련할 수 있다. 대부분 여성이 임신출산을 겪으며 나중에 경력에서 불리하게 작동한다. 모성은 폄하할 일이 절대 아니고 잘못도 아니다. 가장 귀한 일을 하고 있는데 의사들이 폄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모성에 대한 부분은 처벌조항까지 단체협약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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