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후보들에게 쏟아진 '맞춤형' 질문은?

의협 회장 후보들에게 쏟아진 '맞춤형' 질문은?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1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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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출입기자단, 합동설명회 열고 돌발 질문으로 순발력 확인
박단 위원장 지지에 대한 의견, 대통령실 수석에게 폴더인사의 진실
음주운전 과거와 의사면허 취소법 개정과 관계
전공의에게 썼다는 100억원의 출처, 탄핵 집행부와의 관계성 등

ⓒ의협신문
의협 출입기자단은 23일 의협회관에서 제43대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열었다. ⓒ의협신문

현재 의료계 내외부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한 사람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데 대한 의견은? 대통령실 인사에게 90도 폴더인사로 의료계 반감을 산 상황에서 신뢰를 얻기 위한 방안은? 음주운전 사망사고와 의사면허 취소법 개정과의 관계는? 전공의 지원에 썼다는 100억원의 행방은? 탄핵 집행부와의 관계성은?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 각각에게 쏟아진 기자들의 질문이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23일 의협회관에서 제43대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열었는데, 5명의 후보에게 개별적으로 던져진 질문은 사전에 알려지지 않은 터라 답변하는 후보들의 순발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의협신문]은 각 후보에게 던져진 질문과 답변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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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기호 1번) ⓒ의협신문

김택우 후보(기호 1번) 

후보자는 25년 동안 한순간도 의사회 일을 하지 않은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이는 자평에 가까울 뿐, 외부의 시선은 다를 수 있다. 의료계 주요 현안에서 본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가 무엇인가.

=25년간 의료현장에서 정부가 지향했던 모든 부분에 대해서 의사회 차원, 개인적 차원에서 항상 논의하고, 토론했다. 토론 결과를 늘 공유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시군의사회는 회원간의 친목이 주를 이룬다. 의쟁투 일도 했지만 동네의원 살리기 운동본부에 가입해서 활동하기도 했다. 단계별로 도, 의협으로 올라갈 때는 역할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2014년 원격의료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홍보본부장 맡았을 때는 원격의료의 기본 개념조차 없었다. 홍보본부장을 맡으면서 당시 외국과 국내 자료를 통합 분석하고 학술대회 가서 직접 발표도 했다. 의대정원 문제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는 원팀으로 하나의 원칙에 준해서 원점재검토를 요구했었고, 지금도 그 원칙에 준해서 의료계가 가고 있다. 

의정사태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발언이 의료계 안팎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의협 회장 탄핵과 비대위원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친 것을 두고 의료계 내부적으로 불만이 존재한다. 이러한 가운데 김택우 후보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단 위원장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이기 때문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지금까지) 버텼다고 보고 있다. '그'이기 때문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뭉쳤다고 본다.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메시지를 줬기 때문에 기득권의 회유, 정부의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잘 버티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올해 2월 의협 비대위가 구성됐을 때 박단 위원장은 사직 전공의로서 응급실을 지키고 있었다. 초반에는 비대위와 같이 갈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의협을 믿을 수 없다, 비대위를 믿을 수 없다 등의 이유를 이야기했다. 한 명의 사직 전공의 아버지로서 여러분과 함께 뜻을 존중하고 풀어나가겠다는 약속을 했고 지켜보라고 했다. 그 후 박 비대위원장은 회의에 지속적으로 참석하면서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당시 대전협 정기대의원총회 자리도 못 구했던 시기였는데 의협 회관 대강당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힘을 썼고, 배려했다. 외롭고 힘든 길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말로 박단 위원장에 대한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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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경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기호 2번) ⓒ의협신문

강희경 후보(기호 2번)

토론회에서 대통령실 장상윤 수석과 90도 폴더 인사 사진이 전공의를 포함 의료계 내부적으로 권력에 굴복하거나 친정부적인 이미지라는 평가가 있다. 이러한 이미지에 대한 해명과 향후 전공의 포용 방안은?

=12월 3일 계엄 선포 시 '나 감옥가겠네, 언제 가게 될까, 죽이진 않겠지'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했다. 사진 한 장으로 친정부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지만 동감할 수는 없다. 비대위원장 이후로는 항상, 더더욱 정부 비난 목소리를 냈다. 장상윤 수석이 참석했던 토론회에서도 얼굴은 웃고 있는데 내용은 다 욕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4일 더불어민주당에서 개최하는 국회 토론회를 보고 민주당과 손잡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떤 당이든 자리를 깔아주면 불을 지필 것이다. 전공의 포용을 위해서는 가능하다면 부회장을 각 직역에서 한명씩 꼭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공의 직역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회 토론회 초청 공문 등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와 마찰이 노출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이 단일화와 소통, 포용을 외치신 공약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내 입장에서는 비대위에 토론회와 관련한 전화도 하고 공문을 어디로 보낼까 물어보고 한 거였는데 서두른 경향이 있다. 나름 최선을 다한 것이고 이런 행동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반응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분란을 자초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에는 동의할 수 없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뭐라고 들었는지 다들 기억할 것이다. 의협 회원들이 무슨 일을 하든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면,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장려하고 독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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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호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기호 3번) ⓒ의협신문

주수호 후보(기호 3번)

의료계에서 면허취소법 개정은 현안 중 하나인데 후보자의 음주운전 과거 이력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기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진료 중 의사가 환자에게 성추행 같은 나쁜 짓을 했거나, 진료나 수술 중 환자나 보호자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했을 때 의사면허 취소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한다. 그 이외 행위, 대학교수가 늦게까지 진료 또는 수술을 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가다 깜빡 졸아서 교통사고 사망 상황이 생겨 실형을 받았을 때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과거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집행유예라는 벌을 받았다. 이 때문에 면허취소하는 게 법의 정의에 맞는 것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잘못한 것은 분명하다. 당시 바로 조사를 받았고, 빈소가 차려지자마자 유족에게 사죄했고 유족들이 진정성을 인정해 탄원서까지 내줬다. 그리고 8~9년이 지났다. 주수호의 과거가 현재의 능력과 미래 잠재력을 넘어서는 것인지는 회원들이 판단할 것이다.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후보자는 여러 차례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했고 낙선한 이력이 있다. 의협에 안정이 필요한 시기에도, 강력한 투쟁이 필요한 시기에도 회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금의 후보자는 선택을 받지 못한 당시의 후보자 보다 어떤 점에서 발전했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주수호를 지지하고 있는 회원들이 어떤 회원인지 봐야 한다. 특정 지역이나 직역, 진료과, 나이대가 지지하는 게 아니다. 모든 직역, 지역, 진료과, 연령층에서 폭넓게 지지하고 있다. 십몇 년 전에 회장했던 사람이 다시 나왔는데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여러 차례 낙선한 게 맞지만 그럼에도 다시 나왔는데 왜 많은 회원들이 주수호를 지지하는 것인가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주수호의 콘텐츠에 많이 공감하고 있고 진정성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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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기호 4번) ⓒ의협신문

이동욱 후보(기호 4번)

경기도의사회가 전공의와 의대생 지원에 1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재원 확보 방안 및 사용 결정 기준, 절차 등은?

=경기도의사회가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공의를 지원해왔는데 100억원이라는 금액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금액이 적다. 우리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재원은 경기도의사회원 2만 6000명에게 전공의 지원을 독려했고 자발적으로 지원을 받았다. 초반에는 돈보다도 처벌이 두려워서 지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의사회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했고 활성화됐다. 선배의사가 해당 사업으로 후배의사에게 가졌던 미안한 마음이 그나마 해소되는 부분이 있었다.

지난 1년간 대통령실 앞에서 꾸준히 집회를 진행한 끈기는 의료계 모두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협과 함께 하지 않고 의사회 차원에서만 진행됐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1년 동안 투쟁을 하면서 16개 광역시도의사회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의협 비대위도 구성되자마자 의사회가 쓰고 있는 텐트, 현수막을 공유하자고도 했다. 그러나 아무도 투쟁하지 않았다. 경기도의사회가 투쟁하지 않았다면 국민이 어떻게 느꼈을까. 강력한 투쟁으로 국민에게 엄청난 불합리를 알려왔다. 누구든지 투쟁에 참여하는 것을 배척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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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안나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기호 5번) ⓒ의협신문

최안나 후보(기호 5번)

후보자는 단순히 앞선 의협회장의 탄핵이 집행부 전체의 책임이 아닌 개인 일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탄핵은 전체 집행부에 대한 탄핵이다. 당연히 42대 집행부에서 상근으로 일했던 사람으로서 회장을 잘 보필하지 못하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게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와 소통하고 화합을 끝내 이뤄지지 못했던 것 안타까움을 느낀다. 회장이 되면 가장 우선순위로 해서 후배들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후보자는 출마하면서 탄핵된 전 회장과 선 긋기 했다는 평가가 있다. 스스로 몸담았던 의협 집행부를 부정하는 일이라는 우려 섞인 지적도 있다.

=임현택 집행부였다는 게 플러스라는 사람도 있고 마이너스라는 사람도 있다. 회장이 되면 전임 회장을 뽑았던 사람도, 탄핵한 대의원도 모두 표용해야 한다. 대변인으로 회장의 메시지를 국민에게 잘 전달하려고 나름 노력은 했지만 충분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탄핵 과정에 나의 책임도 물론 크다. 전임 집행부와 선 긋기를 하는 게 아니라 최안나의 집행부가 시작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병원을 그만두고 의협에 투신하면서 젊고 역동적인 의협을 만들고 싶다. 솔직히 전임 회장은 탄핵으로 모든 것에 대한 평가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의협의 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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